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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도자기 ‘야치문’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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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플리커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한 일본. 일본 음식을 더욱 먹음직스럽게 해주는 것은 바로 도자기다.​ 매끈한 도자기에 음식을 깔끔하게 내어주면 군침이 절로 돈다.

오키나와를 여행하다 보면 도자기를 판매하는 상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오키나와는 도자기로 유명한 곳이다. 오키나와 도자기를 야치문(Yachimun)이라고 부른다. 오키나와는 야치문 거리, 도자기 박물관 등 도자기와 관련된 장소들이 많은데 그만큼 오키나와 도자기가 유명하다는 방증이다. 장인 정신이 물씬 느껴지는 오키나와 도자기 ‘야치문’을 소개한다.


1. 야치문의 역사

오키나와 도자기의 중심지는 오키나와 나하시에 위치한 츠보야(Tsuboya)다. 츠보야는 도자기 관광 명소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지만 이곳이 도자기 중심지가 된 배경엔 가슴 아픈 사연이 숨어있다.

사진 – 플리커

1660년, 류큐 왕국의 성(城)인 슈리성이 소실되었는데 성을 재건하기 위해선 방대한 지붕 기와가 필요했다. 류큐 왕부는 국내에 분산돼 있던 가마를 츠보야로 가져왔다. 츠보야는 슈리성과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고, 가마를 싣고 내리기 편리한 항구와 가까웠다. 또 도자기를 굽기 위해 사용되는 가마를 짓기에 충분한 고도에 위치해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츠보야는 도자기 생산의 중심지가 될 수 있었다.

츠보야에서 야치문 기술이 발달하게 됐고 야치문만의 독자적인 매력이 큰 인기를 끌어 중국과 일본에 공물(貢物)로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18세기 말 류큐 왕국이 일본에 합병되고 츠보야에 있던 야치문 장인들은 수입 도자기와의 경쟁에 밀려나가면서 야치문 황금시대는 저물게 되었다.

사진 – 플리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되고 일본은 초토화 그 자체였다. 전쟁에서 모든 것을 잃었기에 생존을 위한 음식을 담을 그릇조차 없었다. 종전 후 미군은 그릇 등 생활필수품을 만들 수 있는 장인들을 가장 먼저 해방시켰다. 츠보야 장인들은 그릇, 접시 등을 발 빠르게 생산했다. 식기를 사기 위해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츠보야로 찾아오게 됐다. 자연스레 시장이 생겨나며 지금의 도자기 거리가 만들어졌다.

사진 – 플리커

전쟁 후 폐허가 됐던 곳들이 하나둘씩 회복되면서 츠보야 마을은 인구 과밀지역이 됐다. 나무에 불을 태워 가마를 사용한 탓에 연기가 많이 나게 됐고, 연기 때문에 가마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기존 제조법으로 야치문을 제작하려는 장인들은 북부 지역으로 가마를 옮겼다. 츠보야에 남은 장인들은 전기 가마로 교체해 야치문을 제조했다.


2. 야치문의 종류

사진 – 플리커

야치문 종류로 아라야치(荒焼 あらやち)와 죠야치(上焼 じょうやち)가 있다. 둘은 사용하는 흙의 성분이 다르다. 아라야치는 주로 붉은색을 띠는 도자기다. 검은 흙과 붉은 점토를 혼합하여 만드는데 주로 꽃병이나 지붕기와에 사용된다. 죠야치는 표면에 유약을 바른 장식용 도자기를 말한다. 붉은 점토와 흰색 점토가 주원료다. 표면에 유약을 바르는 기법은 17세기 초 가고시마 현(Kagoshima-ken)이 류큐 왕국을 지배했을 때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오키나와 장인들이 중국이나 일본 등으로 건너가 도자기 광택 기술을 들여오며 세련된 기술을 더해 지금의 죠아치가 만들어졌다.


3. 츠보야 야치문 거리 (Yachimun Street)

사진 – 플리커

오키나와 도자기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으면 나하의 츠보야 야치문 거리에 방문해 보자. 야치문 거리는 도자기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인 곳이다. 오후 6시 정도면 상점들이 문을 닫으니 너무 늦지 않게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곳에서 아라야치를 만들 때 사용되는 노보리 가마와 죠아치를 만들 때 사용되는 아가리누 가마를 볼 수 있다. 도예가들이 공방을 운영하고 있어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도 직접 볼 수 있다. 투박한 작품부터 현대식 기술을 도입한 정교한 작품까지 다양한 모양의 야치문을 볼 수 있다. 야치문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클래스도 있다.

쓰보야야치문 거리

1 Chome-16 Tsuboya, Naha, Okinawa 902-0065 일본


4. 츠보야 도자기 축제 (Tsuboya Pottery Festival)

사진 – 플리커

츠보야 도자기 축제는 1979년에 시작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축제다. 매년 11월 하순에 3일간 개최된다. 3일 동안 오키나와 전역에 흩어져있던 도자기 장인들이 모인다. 이 기간에는 야치문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도예가들끼리 팀을 나누어 도자기를 얼마나 빠르고 정교하게 만들어내는지 경쟁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 이번 츠보야 도자기 축제는 3년 만에 개최된다. 11월 18일부터 20일까지 츠보야 초등학교에서 열리니 참고하길 바란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5. 나하 시립 츠보야 도자기 박물관 (那覇市立壺屋焼物博物館)

사진 – 플리커

츠보야 도자기 박물관은 오키나와 도자기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옛날에 사용했던 가마를 전시하고 츠보야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며, 오키나와 현의 도자기를 수집·전시하는 곳이다. 도자기 박물관은 츠보야 야치문 거리에 있어 야치문 거리 구경 후 방문하기 좋다. 박물관은 총 3층으로 돼 있는데 1층에서는 고대 토기부터 현대까지 오키나와 도자기 연대기를 볼 수 있다. 2층에서는 도자기 제작 과정과 니시누 가마를 볼 수 있다. 또한 인간문화재인 ‘긴조 지로(金城 ジロ)’를 포함한 도공들이 제작한 도자기를 전시하고 있다. 3층에서는 도자기 관련 전시회, 도자기 컬렉션, 도자기 체험 교실 등이 열린다. 한국어 오디오 서비스가 제공되니 참고할 것.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입장료는 350엔(약 3300원)이다.

나하시립 쓰보야 도자기박물관

1 Chome-9-32 Tsuboya, Naha, Okinawa 902-0065 일본


5. 우치나차야 카페 (うちなー茶屋)

사진 – 플리커

야치문 거리 근처에 위치한 우치나차야 카페는 전통차를 맛볼 수 있는 카페다. 이곳은 차를 줄 때 오키나와 도자기에 내어준다. 갤러리도 함께 운영해 오키나와 도자기를 구경을 할 수 있고 따로 구매도 가능하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부쿠부쿠 차(BukuBuku Tea)다. 부쿠부쿠 차는 메이지 시대부터 마셔온 오키나와 전통차다. 류큐 시절 귀족들만 마셨다는 차니 꼭 맛보길 바란다. 볶은 쌀을 쪄서 만든 거품 위에 으깬 땅콩을 올린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1000엔(약 9450원)이며 부가세는 별도다.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화요일은 휴무다.

UCHINA CAFÉ BUKU-BUKU

1 Chome-22-35 Tsuboya, Naha, Okinawa 902-0065 일본

오키나와 사람들에게 도자기는 단순히 그릇이 아니다.

전쟁 후 도자기는 그들의 희망이자 삶이었다.

도자기 거리를 거닐며 오키나와 사람들의 가슴 아픈 역사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글=주다솔 여행+인턴기자

감수=홍지연 여행+기자

ceh@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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