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개인 순매수 규모의 절반 차지
일평균 회전율은 올해 들어 최저 수준
업황 부진 우려로 단기 반등 쉽지 않아
최근 고금리 기조 유지와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국내 증시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2차전지를 ‘풀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가팔랐던 업계 전반의 성장세가 꺾인 만큼 단기간에 주가 회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종목 상위 10개 종목 중 LG에너지솔루션(2위)·에코프로비엠(5위)·POSCO홀딩스(6위)·삼성SDI(7위)·포스코퓨처엠(8위) 등 5개 종목이 2차전지 관련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개인투자자의 국내증시(코스피+코스닥) 내 순매수 금액(2조2338억원)의 절반 이상인 1조4384억원이 해당 5개 종목에 집중되기도 했다.
종목별로 보면 개인 투자자들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 4204억22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에코프로비엠(2757억5500만원), POSCO홀딩스(2673억9300만원), 삼성SDI(2439억9000만원), 포스코퓨처엠(2310억1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최근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손 바뀜(주식의 소유자가 바뀌는 것)’이 올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인 것으로 고려하면 이러한 쏠림현상이 눈에 띈다.
실제 지난달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회전율은 0.65%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0.87%)과 비교하면 0.27%포인트 낮은 수치다. 올해 1월 하루 평균 0.70% 수준이었던 전체 시장의 회전율은 이차전지 열풍이 불었던 지난 7월 1.34%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이후 8월에 0.92%로 급락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전율은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의 비율로 해당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 간 거래가 활발해 손바뀜이 자주 일어났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크게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31일 기준 46조569억원으로 올 들어 지난 2월17일(45조8865억원) 이후 약 8개월만에 가장 작은 규모로 줄어 들었다.
최근 2차전지 관련주가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반등을 기대하며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풀이다.
실제 지난 2일 코스닥 2차전지 대장주로 불렸던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5만2000원(8.71%) 상승한 64만9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가총액 17조281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 9월 초 당시 시총은 31조3940억원으로 두 달 새 약 15조원 수준이 증발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최근 2차전지주들이 조정을 받으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드러나고 있다면서도 업황 부진 우려가 큰 만큼 단기 반등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의 주가 조정이 이어지면서 대표 고밸류 종목이었던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의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졌다”면서도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에게 중요한 고객사를 중심으로 2024년 전기차 수요 둔화를 우려한 생산 모델 및 생산량 목표 지연 등이 이어지고 있는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고 강조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2차전지 셀·소재 업체들의 하반기 실적 부진 우려와 유럽향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 장기화 가능성, 내년 11월 예정인 미국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부정적 요인이 더 많은 분위기”라며 “주가가 의미 있는 상승이 나타나기까지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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