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희생만 강요
강도 높은 훈련에 선수혹사
인맥축구 논란 일기도
한국은 6일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토너먼트에서 만난 브라질에 4-1 석패하며 무대의 막을 내렸다. 이에 한국을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에 대한 재계약 여부에 관심이 자연스럽게 쏠렸는데, 경기가 끝난 후 파울루 벤투 감독은 “오늘로 한국 감독직을 마무리한다”고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이어 벤투 감독은 4년 4개월간 함께 해온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는데, “한국 선수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감독으로서 봐왔다. 오늘 경기도 만족하고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내가 함께했던 선수들 중에서 최고의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KFA)는 향후 한국 축구대표팀을 지휘할 차기 감독 선임이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그런데 KFA가 고심하고 있는 차기 감독 후보들이 언급되자, 그중 김학범 감독을 향한 한국 축구팬들은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과거 김학범 감독은 올림픽 및 23세 이하 대표팀을 맡으며 여러 논란을 일으킨 바 있기 때문이다.
쉴 틈 없는 K리거들
선수 혹사 논란
지난 2020 도쿄올림픽에 앞서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감독을 맡았던 김학범 감독은 ‘선수 혹사’와 관련해 이목을 끌었다. 당시 K리그에서 활동하던 선수들을 프리시즌이나 시즌 도중 A매치에 차출해 고강도 훈련을 진행했다. 문제는 하루 종일 강도 높은 체력을 실시하며 선수들의 체력 저하는 물론 부상을 초래하는 결과를 나은 것이다.
실제 지난 시즌 원두재(울산 현대)의 경우 K리그1을 비롯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예선까지 소화해야 하는 바쁜 시즌을 보냈는데, 올림픽대표 훈련까지 차출되어 힘든 훈련을 받은 탓에 급격하게 경기력이 저하되는 문제를 겪어야 했다.
특히 K리그는 몇 년 전부터 이행해온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규정으로 어린 선수를 기용하며 효과적인 세대교체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의 무리한 차출로 해당 선수들은 혹사를 당하며, K리그 구단 측은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등 불만을 호소했다. 그럼에도 김학범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체력훈련을 강행해 논란을 자아냈다.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에어컨도 못 틀게 해
도쿄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김학범 감독에 대한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당시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낸 김학범 감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졌는데, 그가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위해 이동 시 차량 내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김학범 감독의 훈련 방식을 소개한 기사에 따르면 “올림픽 무대에서는 우리보다 못한 팀은 없다. 다들 개인 기량이 뛰어나다”며 “일본은 온도와 습도가 높기 때문에, 체력적인 준비가 안 되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김학범 감독은 올림픽이 열리는 일본 현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훈련장과 숙소를 오가는 버스 안에서 에어컨을 금지시켰다는 것. 또한 KFA 관계자는 “제주도에서 훈련할 때 버스에서 에어컨을 틀지 않도록 관리했다”고 말했는데, 정작 김학범 감독은 다른 차를 타고 버스 뒤를 따른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받았다.
이를 본 한국 축구팬들은 “선수들의 정신력도 바닥인데, 그런 훈련이 효과가 있다는 것에 동의 못한다”, “야외 훈련만으로 힘든데, 실내에서도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선수들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 등 김학범 감독의 훈련 방식을 꼬집었다.
와일드카드로 황의조
성남 시절 인연 때문일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와일드카드 후보를 두고 ‘인맥축구’라는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아시안게임 대표팀 주전 공격수에 손흥민(토트넘 훗스퍼)가 사실상 낙점된 가운데, 황의조에게 와일드카드 혜택을 주자 논란이 됐다.
이는 김학범 감독이 K리그 성남 감독에 부임할 당시 황의조를 지도했기에, 인맥으로 뽑힌 것이라는 의견이 파다했다. 여기에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다는 것 만으로 아시아에서 활약하는 선수보다 병역 혜택을 줘야 한다는 이유다.
한편 한국 축구의 역사를 다시 쓴 벤투 감독의 재계약이 불발됐다는 소식에 한국 축구팬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중 KFA가 한국 감독을 선임할 것이라는 말이 돌자, 한국 축구팬들은 “왜 KFA는 다시 암흑기를 자처하는지 모르겠다”, “한국 감독 중에는 벤투 감독만 한 명장이 없다는 게 증명됐다”, “KFA는 2026 월드컵까지 벤투 감독을 밀어줘라” 등 비난하는 반응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