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조’ 속한 일본
개막전 일본 관중 화제
세계가 주목한 ‘청소 매너’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이 절반 이상을 지나는 가운데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도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카타르와 이란이 졸전 끝에 무기력한 패배를 거두면서 아시아 국가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지만, 걱정도 잠시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꺾는 대이변을 일으키면서 한국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우리나라에서 한국 대표팀만큼이나 많은 관심을 쏟는 경기가 있다. 바로 일본의 경기다. 일본은 숙명의 라이벌이자 늘 큰 대회에서 한국과 비교되기 때문에 그들의 결과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이번 월드컵 E조에 강호 스페인, 독일과 함께 편성이 되면서 죽음의 조에 속해 있다. 특히 지난 월드컵에서 우리가 꺾은 독일과 첫 경기를 갖는 만큼 여러모로 화제가 되고 있다.
역대 최강 스쿼드
일본의 16강 가능성
스페인, 독일이라는 우승 후보 두 팀과 함께 ‘죽음의 조’에 속한 일본은 험난한 과정을 뚫고 16강을 넘어 8강까지 넘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일본이 1차전 상대 독일에 비해 객관적인 전력에서 떨어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의 이번 월드컵 스쿼드는 가히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
최종명단 26인 중 19명을 유럽파로 꾸릴 정도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소유하고 있다. 유럽파로만 11명을 꾸릴 수 있는 일본은 팀 조직력과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독일전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일각에서는 “독일이 헛점을 보인다면 일본에 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그러나 독일 대표팀도 지난 월드컵에서 한국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탈락 후 이번 월드컵에 대한 의지가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 개막전
일본 관중들 화제
이번 월드컵에서 일본 대표팀의 활약과 16강 진출도 중요하지만 일본 대표팀의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일본 관중들이 카타르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일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개막식과 개막전이 열렸는데 카타르의 경기력에 실망한 관중들은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떠나는 등 각기 바쁘게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 관중들은 그대로 빠져나가는 다른 관중들과는 달리 나가지 않고, 좌석 밑에 떨어진 쓰레기들을 자진해서 줍고 있었다. 영국 ‘토크 스포츠’는 21일 “일본 팬들은 개막전 후 청소함으로써 자국 수준을 보여줬다. 일본 대표팀의 경기가 아니었는데도 경기장을 돌며 쓰레기를 주웠다”라고 소개했다. 카타르 현지 리포터는 일본 팬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쓰레기를 주운 이유에 대해 묻자 “일본인들은 절대 쓰레기를 버리고 가지 않는다. 그 장소를 존중하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세계를 사로잡은
일본 청소 문화
사실 일본 관중들의 청소 문화는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 나타난 것이 아니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일본 응원단은 경기 종료 후 청소하는 모습으로 전 세계에서 이미 화제가 된 바 있다. 보통 열띤 월드컵 경기가 끝나면 관중석은 음식 쓰레기나 컵, 휴지 등으로 더렵혀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본 관중들은 경기장 내 자신들의 자리를 꼼꼼히 청소한 것이다.
그들은 챙겨온 큰 쓰레기봉투를 들고 좌석을 돌면서 관중석을 처음 도착했을 때의 모습으로 만들어 놓고 경기장을 떠났다. 또한 자신들의 자리가 아니더라도 주변 자리에 쓰레기가 있으면 깨끗이 청소하는 등 ‘매너 월드컵’을 실천하면서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일본이 왜 선진국인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일본 대표팀도
라커룸 정리로 화제
월드컵에서 화제가 됐던 일본의 청소 매너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관중뿐만 아니라 지난 러시아 월드컵 당시 일본 대표팀 선수들도 ‘청소 정신’을 발휘한 바 있다. 16강전에서 벨기에와 치열한 접전 끝에 충격적인 2-3 역전패를 당했음에도 라커룸을 깨끗하게 청소한 뒤 떠났다. 더불어 러시아어로 ‘고마워’라는 메모를 남겼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또한 2019 아시안컵,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도 일본 대표팀은 라커룸을 청소한 뒤 대회를 마무리했다. 매 국제대회마다 일본 대표팀의 행동은 각국 언론의 관심과 칭찬을 받고 있다. 형들에 이어서 아우들인 일본 U-21 대표팀도 유럽 평가전을 치른 후 라커룸 청소를 하고 떠나면서 일명 ‘청소 도르’를 수상했다고 알려졌다.
어린 시절의 습관
해외 언론 반응
일본의 이러한 청소 습관은 어린 시절부터의 습관이 몸에 배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릴 때부터 청소에 대한 중요성을 상기시키면서 주입된 습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습관이라고 해도 경기장 같이 큰 장소에서 그것도 본인 국가가 아닌 경기임에도 청소 매너를 보인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와 같은 일본의 국민성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번 월드컵까지 이어지고 있는 일본의 선행을 본 영국 매체는 “일본 팬들은 자국 경기가 아닌데도 쓰레기를 정리하기 위해 경기장에 남았다. 이들이 쓰레기 봉투를 들고 쓰레기를 줍는 모습이 목격됐다. 많은 대회에서 이런 행동이 나오고 있는데 카타르에서도 칭찬을 받고 있다”라고 전했고 카타르 매체는 “정말 존경한다. 이들에게 경기장 티켓을 무료로 줘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