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유퀴즈 예능 첫 출연
한국 유소년 지도자 비판
좀처럼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던 대한민국 에이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지난 14일 오후 방송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출연했다. 한국 최고 선수인 손흥민의 아버지이자 스승인 손웅정 감독의 예능 출연은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손웅정 감독은 첫 방송 출연에 많은 고민을 했다며 “재석 형과 세호 형 보러 왔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손웅정의 ‘유퀴즈’ 출연에는 조세호가 큰 활약을 했다고. 조세호와 손웅정이 우연히 사우나에서 만나 초면에 호형호제했던 것. 손웅정은 평소 인터뷰에서의 엄격한 모습들과 다른 유쾌한 모습을 보였고, 이에 “제가 아무 이유 없이 화내고 무서운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자신은 ‘삼류선수’
손흥민의 훈련방식
프로 축구 선수 출신인 손웅정은 본인의 축구 선수 시절에 대해 “삼류 선수였다”라고 자신을 낮췄다. 어릴 때부터 축구의 열정이 남달랐던 손웅정 감독은 왼발을 잘 사용하고 싶어 오른쪽 축구화에 압정을 꽂고 연습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열정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인해 오래가지 못했고 결국 28살의 이른 나이에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자신이 선수 시절 연습하며 실패했던 것을 토대로 손흥민을 다른 방식으로 훈련시킬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손흥민이 양발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도록 모든 행동을 왼발부터 하도록 적응시켰다고. 이어서 “결과를 바꾸려면 원인을 바꿔야 하니까, 제가 했던 대로 하면 저 같은 선수밖에 안 되니까”라고 말했다.
손흥민의 어린 시절
손웅정 감독의 방식
손웅정 감독은 “흥민이가 어릴 때부터 공을 너무 좋아했지만, 천재성 이런 건 느끼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그렇게 손흥민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고 18세의 어린 나이에 독일 함부르크에 입단해 유럽 프로리그에 진출했다. 당시 아들을 따라 독일로 간 손웅정 감독은 “춥고 배고팠던 생각밖에 안 든다”라고 회상했다. 또 “손흥민의 데뷔 골에도 두려움을 느꼈다. 도취할까 봐 며칠은 손흥민이 망각증에 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할 정도로 두려웠다”라고 털어놨다.
손웅정 감독이 가장 중요시 하는 부분은 ‘기본기’였다. 손흥민도 아버지의 방식에 따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초3~중3까지 6년간 매일 6시간씩 기본기 훈련만 하면서 누가 경찰에 신고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손흥민 존’이라고 불리는 곳도 손웅정 감독의 선수 시절에서 얻은 아이디어였다. 현역 시절 왼발 감아차기로 골대를 맞추는 경험을 했고 그 기억을 잊지 못해 손흥민과 함께 감아차기 존에서 수많은 연습을 시작했다고 한다.
손웅정 감독
유소년 감독들에 일침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 손흥민을 키워낸 스승이자 현재도 어린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손웅정 감독이 성적주의에 빠진 유소년 지도자들을 향해 작심 발언을 날렸다. 손 감독은 현재 강원도 춘천에서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제자들을 양성하고 있다. 유독 기본기를 강조하는 손 감독은 “방송에서 말씀드리면 축구인들이 손가락질하겠지만”이라고 운을 떼며 유소년 지도자들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축구 꿈나무들에게 필요한 건 기본기라고 강조하며 “기본기를 가르쳐야 하는 애들을 데리고 경기를 치르는데 거기서 성적까지 내려고 한다. 이것은 누구를 위한 성적인가”라며 비판했다. 이어 “선수들이 프로에 진입할 18~19세의 나이에 혹사로 인해 수술대에 오른다”고 했다. 그는 “흥민이는 슈팅 연습을 18세 이후에 했고 아카데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유소년 선수들은 관절 근육이 여러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을 멀리 또는 강하게 때리는 훈련은 절대 안 시킨다”라며 “학부모님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다. 내 자식이 축구를 하는데 멀리 보지 않을 수 없다”라고 호소했다. 어린아이들에게 중요한 기본만 가르쳐도 모자라지만 거기에 본인의 성적을 위해 어린 선수들이 불필요하게 혹사당하고 이용당하는 부분에 대해 꼬집어서 비판한 것이다.
월드클래스 논쟁
여전한 그의 답변
손웅정 감독은 과거 한 방송에서 손흥민을 향해 “절대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라고 발언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자 푸스카스상까지 수상한 자타공인 ‘월드 클래스’가 된 손흥민에 대해 한 번 더 질문을 건넸지만, 여전히 그의 대답은 “변함없다. 월클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내 자식이라 보수적으로 보는 것도 있겠지만 나는 흥민이의 축구가 늘 10% 성장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모습을 본 손웅정 감독은 “전성기란, 내려가라는 신호다, 내려갈 때 아름답게 내려가야 된다”라며 팬들을 생각해서라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아버지에게 손흥민의 성적보다는 행복이 더 중요했다. 그는 “흥민이가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본인이 좋아하는 축구를 하며 행복을 느끼고 집에 돌아오는 게 가장 좋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