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스페인 꺾은 일본
죽음의 조에서 1위로 16강
모리야스 감독이 비판 받는 이유
2022 카타르 월드컵 죽음의 조로 꼽히던 E조에서 독일과 스페인을 연달아 꺾으며 이변을 일으킨 일본. 아시아 팀이 월드컵에서 조별 예선을 1위로 통과한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한국 이후로 두 번째였는데, 일본 경기를 중계한 박지성 해설위원은 “월드컵 정말 모르겠다. 월드컵 역사상 가장 큰 이변이 일어난 조가 아닐까”라며 “일본이 죽음의 조에서 8강 진출을 선언할 때 믿는 사람이 없었는데, 믿을 수 없는 결과를 보여줬다”라고 감탄했다.
하지만 일본의 기적은 16강까지였다. 지난 6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크로아티아의 경기는 승부차기에서 승부가 갈렸다. 크로아티아의 도미니크 리바코비치 골키퍼가 무려 3개의 승부차기를 막으며 크로아티아의 승리를 이끌었는데, 일본은 전반전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갔지만 후반전 페리시치에게 동점 골을 허용했고, 이후에도 추가골을 노렸지만 크로아티아의 수비에 막혔다.
월드컵 대회 끝나고
모리야스 감독 비판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한민국 대표팀이 국민들의 환대를 받은 것과는 달리 죽음의 조를 뚫고 16강에 진출한 일본의 반응은 좋지 않다. 특히 조별리그에서 결정적인 골을 터뜨리며 일본을 16강으로 이끈 도안 리츠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모리야스 감독에 대한 불만들 나타냈다.
그는 “결과에 대해 후회는 남지 않는다. 여러 가지 것들을 느끼게 한 대회였다. 26명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싸운 멋진 시간이기도 했다. 이 동료들과 다시 함께 할 수 없는 건 슬프기는 한다”라고 말했는데, 이어 모리야스 감독의 수비적인 전술에 대해 “독일, 스페인을 상대로 했던 축구는 우리가 원했던 축구가 아니었다. 승리에만 초점을 맞춘 전술이었다. 시청자들처럼 우리도 이상적인 축구가 아니란 걸 알았다. 강호를 상대로도 공을 점유하면서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이제 일본은 좋은 멤버가 있고 잠재력이 넘친다. 신체 능력, 기술도 보유한 상태다. 이상을 향해 나아가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도안 리츠는 “클럽 대회도 책임감이 있지만 나라를 대표해 월드컵에 나간 만큼 더 책임이 컸다”라며 “지금 느끼는 감정은 월드컵에서 어떤 것을 했는지보다 크로아티아전을 승리로 이끌지 못한 무기력함만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모리야스의
승부차기 전술도 논란
크로아티아와의 승부차기 전술도 논란이 됐다. 16강 경기 후 일본 선수들은 모리야스 감독이 직접 승부차기 키커를 선정하지 않고, 자원을 받았다고 밝혔는데, 미나미노는 “5초 정도 아무도 손을 안들었다”라며 “나는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그럼 제가 갈게요’라고 말해 1순위로 나섰다”라고 말한 바 있다.
모리야스의 승부차기 입후보제에 대해 일본 매체는 “감독이 키커를 지명하면 선수 자신의 책임이 줄어들지만, 선수가 자원하게 되면 압박감이 커질 수 없다”라며 “이 경우 보통 책임감 있는 선수들이 나서게 되지만, 책임감이 큰 만큼 압박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라며 모리야스 감독의 전술을 비판했다.
감독 옹호한
요시다 마야
이에 대해 모리야스 감독은 일본 귀국 후 기자회견에서 “팀 입장에서 순서를 정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것 속에서 같은 방식을 취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방법을 취했다”라며 “선수에게 책임을 지게 한 부분에 있어서 내가 결정하는 쪽이 선수에게도 더 좋았으려나 생각한다. 어쩌면 결과가 달랐을지도 모른다. 승부차기를 차 준 선수에게는 정말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모리야스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에 대해 주장 요시다 마야는 다른 생각을 전했는데, 그는 “똑같은 방식으로 올림픽에서 뉴질랜드를 꺾었다. 그래서 나는 이 방식이 딱히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언론을 보면 ‘미리 말했어야 한다’, ‘결정했어야 한다’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모두 결과론이 아닌가 싶다. 반대로 뉴질랜드전 때는 이런 말이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라며 “졌기 때문에 이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나는 실수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음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모리야스 감독에 대해 누리꾼들은 “독일, 스페인을 잡고도 점유율 축구 안했다고 욕을 먹네… 그런 거 했으면 그냥 졌을 거 같은데” “결과와 상관없이 우세축구하고 싶은 건 모든 선수들의 희망 사항인 듯” “점유율 축구하다가 코스타리카한테 진거 아닌가”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