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 노리는 중국
감독 바뀐다고 달라질까
축구 부패부터 개선해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을 16강에 진출시킨 파울루 벤투 감독. 그는 지난 6일 브라질과의 16강 전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로 한국 감독직을 마무리한다”라며 “4년간 한국 감독을 하면서 만족스러웠다. 9월부터 생각해왔는데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과 면담을 했다. 선수들에게도 전달을 했다”라고 전했다.
귀국 후에도 벤투 감독은 다시 한번 재계약 생각이 없음을 전했는데, 그는 “결정이라는 게 하고자하는 의지만으로 되는 건 아니기에 9월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기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휴식을 한 번 취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스포츠조선에서는 중국축구협회가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로 벤투 감독을 염두하고 있다고 보도해 화제가 되고 있다. 매체는 중국축구협회가 에이전시를 통해서 벤투 감독에게 중국 A대표팀 감독 제안을 보냈다고 전했는데, 벤투 감독은 제안에 대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고.
숙청당한
리톄 감독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탈락했던 중국 국가대표팀. 당시 감독은 잉글랜드 에버턴 등에서 뛰었던 중국 국가대표 출신의 리톄 감독이었다. 중국인들의 큰 기대를 받으며 부임했지만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큰 비난을 받았고, 결국 스스로 감독자리를 내려놓았다. 지난해 12월 중국축구협회는 리톄 감독의 사임을 전했는데, 중국 매체는 리톄 감독이 “국가대표팀과 협회에 더는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얼마 전에는 리톄 감독이 중국 정부에 의해 숙청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는데, 중국 매체는 리톄 감독이 ‘엄정한 위법 혐의’로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의 국가체육총국 주재 기율검사팀과 후베이성 감찰위원회의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리톄 감독이 2019년 프로축구 구단 감독 시절 승부조작을 주도한 사실과 함께 승부 조작에 가담한 자기 팀과 상대 팀 선수 3명을 모두 국가대표로 선발한 사실이 드러났다. 게다가 한 선수의 연봉을 3억 7,000만 원에서 11억 6,600으로 올린 후 연봉의 절반을 자신이 챙겼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졌다.
도망가듯 사임한
리피 감독
리톄 감독 이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리피 감독이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았다. 리피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서 중국 축구협회는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리피 감독을 설득했고, 결국 300억에 가까운 연봉으로 감독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2019년 1월 중국 대표팀에서 물러났던 리피 감독은 그해 5월 다시 중국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고, 2019년 11월 다시 중국 대표팀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시리아에게 역전패를 한 리피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나는 고연봉을 받기 때문에 패배에 책임을 지겠다. 나는 사임할 것”이라며 “중국 대표팀의 플레이는 열정도 투지도 아무것도 없었다. 선수들이 질까봐 두려워 할 정도면 다 내 잘못”이라며 사임 의사를 전했고, 기자 회견 직후 리피 감독은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로 떠났다.
지난 2월 중국의 한 매체는 “축구협회가 2035년 이전에 국제축구연맹 월드컵에서 우승하길 희망한다는 말을 리피 전 중국 대표팀 감독에게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전했다. 당시 리피 감독은 중국 축구협회의 말을 듣고 ‘알겠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중국 축구를 돕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라고 말했다고.
리피 감독, 리톄 감독에 이어서 이제는 벤투 감독까지 노리는 중국. 끊임없이 감독들을 교체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중국 축구협회에 대해 누리꾼들은 “벤투가 중국 가도 중국이 겁나진 않을 거 같은데” “리피도 경기 끝나자마자 고개 흔들고 사임한 곳이다” “벤투 중국에 대해 얘기하는 거보면 엄청 시달린 것 같던데, 절대 안갈듯”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중국은 지난 2011년 중국을 월드컵 개최국이자 우승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중국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중국 리그로 영입하고, 유소년 축구 클럽에 외국인 코치진을 섭외하는 등의 강력한 투자를 진행했는데, 그럼에도 월드컵 본선에는 단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다.
중국 축구 상황에 대해 관계자들은 중국의 부패한 축구 문화가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중국 국가대표팀 의료팀에 소속됐던 쉐인시엔 박사의 친아들인 양웨이동은 “내부가 심하게 부패한 중국 축구는 경쟁력이 없으며, 오직 개인전 스포츠 경기만 승산이 있다”라며 “예를 들어 산둥성 출신 코치가 있는 팀은 산둥 출신 선수만 고집해 선발하고, 남은 자리는 뇌물의 액수를 산정해 선수를 선발하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라고 폭로했다.
중국 국가대표 역시 마찬가지인데, 그는 “코치에게 뇌물을 줘야만 국가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고, 선발된 이후에도 코치진에게 꾸준하게 뇌물을 상납해야 경기에 나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