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선두주자 넷플릭스는 지난해 하반기,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광고 구독 요금제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넷플릭스 광고 구독은 가격이 저렴하다. 실제 넷플릭스 광고 요금은 한달에 5500원, 가장 싼 기본 베이직 요금제는 9500원이다. 대신 사용자는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 광고 분량은 1시간에 4~5분 정도다.
단 광고 구독은 요금이 몇천 원 저렴하다는 것 외 장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예컨대 최대 지원 화질은 베이직 요금제와 같은 720p까지다. 4K 영상 출력 장치가 적지 않게 사용되는 요즘, 720p는 어딘가 부족하다. 광고를 봐야 하는 요금제이기에 오프라인 저장 기능도 막혔다. 오프라인 시청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일부 콘텐츠를 시청 할 수 없는 것도 큰 제약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넷플릭스 사용자들은 광고 요금제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지난달 넷플릭스 광고 구독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보분석 업체 안테나에 따르면, 미국 내 신규 넷플릭스 구독자 가운데 광고 요금을 선택한 사용자는 전체의 9%에 불과하다. 전체 사용자 수와 비교하면 광고 구독을 택한 이는 0.2% 수준이다.
당초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를 통해 신규 구독자 수 증가를 기대했다. 하지만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사용자 중에서 신규 가입자 수는 57%에 그쳤다. 나머지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 광고 구독을 선택한 기존 사용자들이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광고 요금제가 넷플릭스 실적 개선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본다.
넷플릭스 생각은 어떨까. 이 같은 평가에 동의할까. 아니다.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 도입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1월 7일(현지시간) IT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제레미 고만(Jeremi Gorman) 넷플릭스 광고 부문 사장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넷플릭스는 어려운 상황인데도, 광고 요금제가 잘되고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실제 고만 사장은 올해 CES 기간 외신 버라이어티(Variety)가 주최한 행사에서 광고주 선택과 그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광고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는 다양한 분야의 광고를 생각하고 있는데, 이는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도 장점”이라며 여러 광고로 인해 지루하지 않을 것이며, 넷플릭스는 이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고만 사장은 광고주 입장에서 광고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에 대해, 적절한 가격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넷플릭스는 많은 광고주를 다 수용할 수 없고, 누구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며 넷플릭스 광고 CPM(광고 비용 계산 방식)이 적당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가 OTT 시장의 선두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사용료 때문에 광고 요금제 사용자들에게 일부 콘텐츠를 제약하는 것도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고만 사장은 넷플릭스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협상을 진행 중이며, 광고 구독제 사용자들이 전체 콘텐츠의 85~95%를 시청할 수 있기에 괜찮다고 설명했다. 기존 요금제 사용자들의 광고 요금제 이동 역시 “우리의 성장에 만족한다”고 선을 그었다.
종합하면, 넷플릭스는 현재 광고 구독제가 사용자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고, 일부 사용자들이나 광고주들의 불만은 우려할 만한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단 고만 사장은 본인의 발언을 뒷받침할만한 객관적인 수치를 제공하지 않았다. 실제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로 어떤 효과를 보고 있는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만 사장 말이 맞을지, 안테나 데이터가 맞을지는 향후 밝혀질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광고 요금제를 준비하면서 더블베리파이(DoubleVerify), 인테그럴 애드 사이언스(Integral Ad Science)와 같은 데이터 분석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두 업체는 올해부터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효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앞서 테드 서랜도스(Ted Sarandos)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광고를 지원하는 요금제를 더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규 구독자 유입을 위해 광고 요금제에 더 많은 역량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OTT 시장 포문을 연 선두 주자로,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과연 넷플릭스가 결정한 방향이 옳은 길일까.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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