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월드컵 우승
메시 조력자 라우타로
월드컵 내내 충격의 부진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마침내 월드컵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지난 18일,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대망의 결승전이 열렸다.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경기로 펼쳐진 결승전은 경기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축구의 신’ 메시가 유일하게 가지지 못한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과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의 2연패 가능성, 그리고 메시와 음바페라는 현시대 최고 선수 간의 대결로 눈길을 끌었다.
두 팀 간의 대결은 아르헨티나의 승리로 쉽게 끝나는 듯했다. 아르헨티나의 완벽한 공수 밸런스에 프랑스는 경기 내내 이렇다 할 공격 찬스를 잡지 못했고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선제 PK 골과 디마리아의 골로 80분까지 2-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흐름은 PK 판정 하나로 뒤바뀌며 2분 사이에 음바페가 2골을 만들어내며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프랑스의 반란
대망의 승부차기
프랑스는 경기 종료 10분 전까지 아르헨티나의 조직력에 꽁꽁 묶였을 뿐 아니라 평소에 잘 나오지도 않던 실수도 자주 나오며 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후반 들어 점유율을 높여가며 아르헨티나를 압박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후반 막판 극적으로 힘을 냈다. 콜로 무아니가 PK를 얻어내며 음바페가 성공시켰고 흐름을 탄 프랑스는 1분 후 음바페가 환상적인 발리 골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뜨거운 분위기 속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득점이 없던 연장 전반과 달리 결승 골은 연장 후반 터졌다. 메시가 키퍼를 맞고 흘러나온 공을 밀어 넣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엔 음바페가 또다시 PK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는 결국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아르헨티나의 골키퍼 마르티네스의 선방 쇼가 이어졌고 결국 아르헨티나가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며 36년 만에 역사적인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결국 메시의 ‘라스트 댄스’는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됐다.
메시 파트너
라우타로의 침묵
이처럼 아르헨티나의 36년 만의 우승이자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리오넬 메시의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 우승에도 마음껏 웃을 수 없었던 선수가 있다. 바로 아르헨티나의 최전방을 책임지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다. 라우타로는 이번 월드컵 전부터 대표팀의 최전방을 책임지며 이번 월드컵에서 디마리아와 함께 메시의 ‘라스트 댄스’를 도울 공격 최고의 적임자였다.
특히 과거 테베즈처럼 ‘황소’ 같은 파워와 스피드를 갖추며 A매치 46경기 21골로 뛰어난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서 그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16강 호주전까지 4경기 내내 단 1골도 기록하지 못했고 심지어 조별리그 3차전 폴란드전부터는 알바레스에게 밀려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시작부터 꼬여
떨어진 자신감
사실 라우타로의 이번 월드컵은 첫 경기 사우디전 때부터 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르헨티나의 이번 월드컵 유일한 패배인 사우디전은 여러모로 잘 풀리지 않는 경기였다. 특히 최전방으로 나서 수비 라인을 계속해서 침투했던 라우타로는 2골을 터트리고도 반자동 오프사이드에 계속해서 걸리며 골이 취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시작은 이때부터였다.
이후 대회 내내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라우타로에게 16강 호주전에서 부진을 털어낼 완벽한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교체 투입된 그는 메시가 만든 쉬운 득점 찬스를 잡았지만 떨어진 자신감 탓에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막판 메시가 수비수 4명을 제치고 내준 완벽한 패스마저 골문 위로 날려버리며 그야말로 최악의 골 결정력을 선보였다.
결승전 교체 투입
최악의 결정력
라우타로는 대망의 결승전 무대에서도 선발 명단에 들지 못했다. 폼이 워낙 좋지 못했고 그사이 경쟁자인 알바레스가 4경기에서 4골을 몰아치며 최고의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연장으로 흘러간 연장 전반 13분, 라우타로는 지친 알바레스를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라우타로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수비를 교란했고 골대 앞에서 기회를 맞이했지만 역시 떨어진 결정력은 돌아오지 않았다.
연장 전반 결정적인 찬스는 상대 수비 우파메카노에게 번번이 막혔고 결정적인 헤딩 찬스에서는 말도 안 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내는 등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다행히 연장 후반 골문 앞에서 강하게 찬 볼이 상대 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메시가 이 볼을 그대로 밀어 넣으며 골에 성공하며 짐을 덜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라우타로는 끝내 월드컵 기간 동안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아르헨티나 준우승 시
몰려왔을 후폭풍
사실 라우타로의 심각한 부진으로 아르헨티나는 우승의 길목에서 하마터면 떨어진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확실한 골 찬스를 놓치며 흐름을 상대에게 내줬고 16강 호주전에는 경기 종료 직전 마르티네스의 슈퍼 세이브가 없었다면 최악의 경우 패했을 수 있다. 또한 결승전도 골문 앞에서 찬스를 여러 번 놓치며 경기 종료 직전 무아니에게 일격을 맞을 뻔했지만 또다시 마르티네스의 신들린 선방이 나오며 승부차기로 끌고 갈 수 있었다.
만일, 아르헨티나가 승부차기에서 패배해 준우승을 거뒀을 시 아르헨티나 자국 팬들의 모든 화살은 라우타로에게 향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전 경기들부터 자국 팬들에게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됐고 과거 브라질 월드컵 결승에서 최고의 기회를 날린 이과인을 소환하며 팬들은 여전히 그의 실수를 잊지 않고 있었다. 팀은 역사적인 우승을 거뒀지만 어쩌면 라우타로 개인에게는 이번 월드컵은 돌아가고 싶지 않은 추억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