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받는 전청조 씨가 3일 오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 씨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3일 결정된다.
서울동부지법 신현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받는 전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심리한다.
이날 오후 1시 35분께 서울 송파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전씨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취재진 앞에 등장했다. ‘남씨가 범죄 행위를 몰랐나’ ‘억울한 점 있나’ ‘밀항 계획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오후 1시 50분께 동부지법 영장법정으로 들어서면서도 묵묵부답이었다.
대신 전씨측 변호인이 영장심사 전 송파서 앞에서 기자들에게 “(전씨가) 본인의 사기 범행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억울하다’고 하는 부분은 없다”며 “‘피해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남씨와의 공모 의혹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남씨가 대질 조사 등을 요청했는데 전씨 역시 대질심문 등 성실히 수사에 협조하면서 (입장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씨가 체포 직전 밀항을 계획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고 억측”이라고 했다.
아울러 남씨 조카 폭행 등 전씨에 대해 제기된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지만 전씨가 자신에게 씌워진 혐의에 대해 모두 적극적으로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전씨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거의 없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아 가로채거나 이를 위해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경찰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전씨의 사기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 수가 기존 15명보다 늘었고 피해 금액도 19억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 연인 남씨에 대해서는 “수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에 대한 고소·고발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31일 오후 3시 52분 경기도 김포 전씨의 친척 집에서 전씨를 체포하고 전날 전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남씨는 지난달 23일 월간지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전씨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전씨는 재벌 3세이자 부상으로 은퇴한 승마 선수, 청년 사업가 등으로 소개됐다.
하지만 인터뷰가 공개된 직후 전씨의 성별 의혹과 사기 전과, 재벌 3세 사칭 의혹이 확산했다. 이후 전씨가 투자금 명목으로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돈을 받아 가로챘다는 고소·고발이 경찰에 잇달아 접수됐다.
전씨의 범행에 남씨가 공모한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진정도 경찰에 들어왔지만 남씨는 사기 행각과 무관하다며 공범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남씨는 전날 법률 대리인을 통해 “(전씨에게) 누구보다 철저히 이용당했고 마지막 타깃이 되기 직전 전씨의 사기 행각이 들통난 것”이라며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어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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