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프로 골프 선수는 대개 타이틀 방어전을 힘겨워한다.
지난해 우승했던 좋은 기억도 분명히 남아 있지만, 경기력에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치는 부담감이 어깨를 짓누르기 때문이다.
특히 대회를 앞두고 툭하면 이름이 소환되고 대회 사전 행사 등에 참가하노라면 ‘올해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 등으로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러나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도레이 오픈(총상금 7억원) 2연패에 도전하는 박은신은 다르다.
3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 카운티 선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몰아친 박은신은 중간합계 13언더파 131타로 오후 2시30분 현재 단독 선두에 올랐다.
박은신은 이날 버디 9개를 쓸어 담고 보기 2개를 곁들였다.
전날 안개 때문에 경기가 지연된 탓에 다 치르지 못한 2개 홀을 포함해 20개 홀을 돈 박은신은 1라운드 잔여 경기 마지막 홀에서도 버디를 잡아 이날 하루 동안 10개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박은신은 타이틀 방어전이라는 부담보다는 좋은 추억 덕분에 신이 나고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오히려 더 집중하게 된다”는 박은신은 “이번 시즌 들어 첫 번째 타이틀 방어전이었던 데상트 코리아 매치 플레이 때도 그랬다”고 덧붙였다.
박은신은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4강에 올랐다.
“대회 2연패 욕심은 당연하다”는 박은신은 “다만 아직 이틀이나 남았기 때문에 욕심은 눌러놓고 경기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김칫국부터 마시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반기 8개 대회에서 두 번 톱 10위에 진입하고 컷 탈락을 한번 겪은 박은신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마음가짐을 고쳐먹은 것도 1, 2라운드에서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풀이했다.
“그동안 내가 꽤 못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썩 나쁘지는 않더라”는 박은신은 “뭔가 잘 안 풀리고 있을 때도 조급한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더라”고 말했다.
이번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려면 퍼팅이 중요하다는 박은신은 지난 대회 때부터 퍼트할 때 연습 스트로크를 생략했더니 퍼트 성공률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박은신은 “연습 스트로크를 할 때마다 생각이 많은 것 같다”면서 “연습 그린에서 연습할 때는 그냥 툭툭 치지 않는가. 그런 느낌으로 퍼팅하고 있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1라운드 16번 홀까지 8언더파를 때려 정한밀과 함께 공동선두에 올랐던 노장 강경남은 잔여 2개홀을 파로 막은 뒤 곧이어 2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박은신을 1타차로 추격했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 함정우는 6언더파 66타를 때려 중간합계 11언더파 133타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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