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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전세계적으로 평화와 안보, 민주주의의 근간이 큰 도전을 직면했다”며 “이에 맞서 정치학계에서 권위주의 정권을 향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3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2023년 세계정치학회 집행위원회의 회의 및 서울 국제학술행사’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권위주의적 리더와 정권은 민주주의 규범을 희생시켜 자신들의 권력을 확장시키곤 한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소속한 러시아가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무를 파기한 것은 푸틴의 권위주의 정부 때문이며, 유엔 회원국인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 역시 김정은 독재정권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은 “이러한 국제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의 옹호자들이 연합해 국제 규범을 보호하고 투명성을 증진시키며, 시민사회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육 역시 세계시민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학계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은 은퇴 이후에도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민주주의 보호를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4월에는 미얀마를 방문해 군부 측에 인권 침해 문제를 지적했으며 6월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각각 방문해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팔레스타인 측 최고사령관과 대화했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한 개인적 노력을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전세계 정치학자들도 현 문제상황에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정부 지도자들을 향해 목소리를 키우고 민주주의가 침해되는 상황을 지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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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술회의는 서울에서 개최 예정인 ‘2025 세계정치학회(IPSA)’에 앞서 이달 2일부터 양일 간 열렸다. IPSA 집행위원회와 한국정치학회 학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이날 행사는 3개 패널로 구성되어 ‘민주주의 후퇴와 권위주의 부활’ 및 ‘참여민주주의와 시민교육’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토론과 발표가 진행됐다. 한편 이 행사에는 학계는 물론 정책 당국자들도 자리했다.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의 환영사에 이어 이날은 반 전 총장의 연설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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