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前)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던 전청조(27)씨가 3일 구속됐다.
서울동부지법 신현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경법)상 사기 혐의를 받는 전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망할 우려가 있고 주거가 일정치 않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아 가로채거나 이를 위해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지금까지 파악한 사기 범행 피해자 수는 15명, 피해 규모는 19억원을 넘는다. 수사 경과에 따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전씨에 대한 고소·고발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31일 경기도 김포 전씨의 친척 집에서 전씨를 체포해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날 오후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를 나선 전씨는 ‘남씨가 범죄 행위를 전혀 몰랐나’,’억울한 게 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호송차에 올랐다.
전씨가 떠난 뒤 전씨 측 변호인단은 기자들과 만나 “(전씨가) 이틀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으며 본인의 사기범행에 대해 모두 인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엇보다 (전씨가)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했고, 피해 회복이 가장 중요한만큼 이 부분에 주력해서 변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씨와의 공모 의혹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남씨가 대질 조사 등을 요청했는데 전씨 역시 대질신문 등 성실히 수사에 협조하면서 (입장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씨가 체포 직전 밀항을 계획했다는 언론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고 억측”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남씨 조카 폭행 등 전씨에 대해 제기된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지만 전씨가 자신에게 씌워진 혐의에 대해 모두 적극적으로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현재 전씨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씨는 전씨의 사기 행각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남씨는 전날 법률 대리인을 통해 “(전씨에게) 누구보다 철저히 이용당했고 마지막 타깃이 되기 직전 전씨의 사기 행각이 들통난 것”이라며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어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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