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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경제 육성’ 외쳤지만…수소충전업계 “고사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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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충전소에서 충전하는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국내 수소차 시장이 올해 들어 43% 역성장하면서 수소 충전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애초 정부의 보급 계획 대비 수소차 보급이 늦어지고 있는 데다 공기업 한국도로공사와 가격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어서다.

수소 충전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정책 비전을 보고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수익은커녕 투자 비용 회수가 어려워 사실상 고사 위기”라고 호소했다.

4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수소연료전지차 판매 대수는 3726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6516대)과 비교해 42.8%나 판매가 줄었다.

정부는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수를 310개소, 수소차는 수소버스 등을 포함해 8만1000대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8월 기준 전국 수소충전소 수는 절반인 150여개소, 등록된 수소차는 3만대가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수소차 보급이 더딘 데다 한국도로공사의 낮은 가격 역시 민간사업자들에 경영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별 수소차 판매대수. [SNE리서치 제공]

현재 전국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 가운데 한국도로공사가 직접 운영하는 충전소의 가격은 ㎏당 9700원으로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반면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는 충전소의 요금은 1만원 초반대로 형성돼 있다.

민간사업자들은 한국도로공사의 가격이 사실상 경쟁이 불가능한 요금이라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 고속도로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에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독려해 왔다”면서 “하지만 공기업인 한국도로공사가 수소가격을 대폭 인하하면서 타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타격을 입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충전소 관계자는 “우리 충전소의 경우 ㎏당 마진은 1300원에 불과한데, 이 마진으로 적자를 보지 않으려면 하루에 180대를 충전해야 한다”며 “하지만 충전소의 하루 충전 가능 대수는 최대 140대에 불과해 적자를 피할 수 없는 구조”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민간사업자들이 자멸하고, 수소 생태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가뜩이나 부족한 수소 충전소가 문을 닫을 경우 이는 수소차 판매 감소 요인이 돼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소 경제 육성’이라는 정부의 큰 그림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소 생태계 육성을 위해서는 수소 정책의 연속성이 중요한데 현재 로드맵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다”며 “아직 수소 시장이 초기인 만큼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충전 가격 설정 등 생태계 전반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CP-2023-008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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