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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주택 경기 ‘악화일로’…경제 부진 장기화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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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독일 주택 경기가 단기 내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며 경제 부진이 길어지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국제금융센터의 ‘독일의 주택경기 악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주택경기가 악화하면서 부동산 기업 부실, 주택공급 부족, 가계소비 위축 등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유럽의 주택가격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1.1%, 전년동기대비)했으나, 전기 대비로는 소폭 반등해 조정 압력 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독일은 주택가격이 네 분기 연속 하락하며 누적 하락률이 전년동기대비 -9.9%를 기록한 가운데, 건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020년 4월 이후 최저치인 39.3을 기록하는 등 건설 경기 지표도 악화했다. 함부르크와 뮌헨 등 7대 대도시 주택가격 하락률 또한 -12.6%에 달한 상황이다.

주택시장의 수요와 공급은 모두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이러한 배경에는 고평가된 주택가격, 자금사정 악화, 건축비용 상승, 환경 규제 강화 등이 있다.

그간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등으로 풀린 유동성이 독일 부동산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며 지난 2010~2021년 중 주택가격 상승률은 93%에 달했다. 이는 유럽(45.2%) 지역 상승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초저금리 기간 중 증가한 주택담보대출이 가격 급등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에는 소득·임대료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각각 장기평균을 20%, 40% 상회하는 수준까지 상승하며 고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졌고, 조정 압력이 누증됐다.

여기에 시장금리까지 오르며 업체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금센터는 “레버리지 활용이 많은 부동산 업종의 특성상 금리상승 시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시장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주택구매자와 개발업체 모두 자금사정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고금리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건축비용도 급등하면서, 주택건설 프로젝트의 사업성은 악화했다. 국금센터는 “올해 (독일의) 상반기 신규 착공 허가 건수는 2018년 이후 평균을 27% 하회한다”고 부연했다.

정부의 건물 에너지 효율화 등 환경규제 강화 방침도 기업들의 비용부담을 늘리고 있다. 독일 정부는 유럽위원회(EC)의 건물 에너지효율등급 개선 방침에 따라 2025년부터 신축건물의 1차 에너지 사용을 40% 이내로 제한하는 에너지효율기준(EH40) 시행을 추진 중인데, 현재 독일 가계의 재생에너지와 히트펌프 사용비중은 18%로, 프랑스(32%), 포르투갈(46%), 핀란드(43%) 등 여타 국가를 크게 하회한다. 독일 부동산주택회사협회(BFW)에 따르면 EH40 시행 시 건축비용이 20%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국금센터는 “독일 총부가가치의 16%, 총고용의 6.8%를 차지하는 부동산·건설업 부진이 심화하면서 경기하강 위험이 증대됐다”며 “정부가 내놓은 주택공급 활성화 및 건설경기 부양 대책이 공급 확대에 일조할 것으로 보이나, 높은 건설비용과 파이낸싱 비용 등으로 즉각적인 분위기 전환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도 지난 2일(현지시간) “부담가능한 주택은 올라프 숄츠(Olaf Scholz) 총리가 이끄는 연립여당이 2021년 집권하면서 내놓은 주요 공약 중 하나였지만, 경제학자들은 정부가 40만 신규 주택 공급 목표를 2026년 전까지는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국금센터는 “주택경기 악화가 독일에서 두드러지고 있지만, 고물가 및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하면서 여타 국가들에서도 주택경기 부진과 경기하강 위험이 커질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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