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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4일 전언에 따르면 앨버니지 총리는 이날 상하이(上海)에 도착, 나흘 동안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그의 이번 방중은 고프 휘틀럼 전 호주 총리의 중국 방문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휘틀럼 전 총리는 냉전 시대이던 1973년 호주 총리로는 처음 중국을 방문, 양국 간 외교 관계를 수립한 바 있다.
앨버니지 총리는 우선 5일 현지에서 막을 올리는 중국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으로 있다. 이어 바로 베이징으로 이동, 6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으로 있다. 양 정상은 이번 만남에서 두 나라의 무역 갈등 해소에 대해 논의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호주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12억 호주 달러(1조 원) 규모의 호주산 와인을 비롯, 쇠고기와 랍스터에 대한 대중 수출 금지 해제를 강력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 간첩 혐의로 중국에 거의 5년 동안이나 구금 상태에 있는 중국계 호주 작가 양헝쥔(楊恒均)의 석방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에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위한 호주의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CPTPP는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칠레, 페루,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국이 2018년 발효시킨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신규 가입을 위해서는 기존 회원국 모두가 찬성해야 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호주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과 호주는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대규모 상호 무역을 통해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었다. 그러나 보수 성향인 스콧 모리슨 전 호주 총리가 집권할 때였던 2018년 8월부터 최근까지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이는 호주가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요청에 발맞춰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망 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참여를 배제한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당연히 중국은 호주산 와인과 소고기, 보리, 석탄 등 10여 개 제품에 고율 관세를 물리는 방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보복에 나섰다. 양국의 갈등은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았다. 호주의 공세로 인해 외교 안보적으로도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등 중국 견제에 방점이 찍힌 체제가 만들어졌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심지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때는 역병의 기원을 조사해야 한다는 호주의 주장에 중국이 강력 반발하면서 양국 관계는 한때 단교 직전까지 갈 정도로 악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호주에 노동당 정권이 출범한 후 무역 부문 등에서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극적 봉합이 이뤄졌다.
실제로 이후 중국은 석탄을 시작으로 목재와 보리 등 호주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폐지했다. 한때 200억 호주 달러 규모였던 양국의 무역 관세 역시 최근에는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앨버니지 총리는 7일 리창(李强) 총리를 면담한 다음 양국 관계의 대폭 개선이라는 성과를 안고 호주로 돌아갈 예정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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