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수원 kt의 김준환은 대학 무대를 주름잡은 선수였다.
경희대 유니폼을 입고 나선 2020 대학농구 1차 대회에서 평균 33.7점으로 득점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대학농구 득점왕’으로 이름을 날린 김준환은 그해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0개 구단 모두에게 외면받았다.
187㎝ 신장으로 개인 공격에 집중하는 성향이 프로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었고, 학연과 혈연 등 실력 외적인 ‘연줄’이 없어 낙방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아픔을 뒤로한 김준환은 1년간 3대3 농구를 경험하고 근육을 붙이는 등 프로농구 입성을 위해 다시 땀을 흘렸고, 결국 2021년 2라운드 9순위로 kt의 선택을 받았다.
파란만장한 시절을 뒤로 한 김준환의 프로 생활도 마냥 순탄치는 않았다. 2021-2022, 2022-2023시즌을 합쳐서 김준환이 뛴 정규리그 경기는 15경기뿐이다.
올 시즌도 개막 후 4경기째까지는 코트를 밟지 못했다.
4일 kt의 5번째 경기인 서울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처음으로 출격한 김준환은 프로에서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인 18점 올리며 90-87, 접전승의 1등 공신이 됐다.
8개 슛을 던져 6개를 성공했고, 자유투도 8개를 얻어내는 등 대학 시절 보여준 저돌적인 돌파로 삼성을 괴롭혔다.
김준환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 경기가 내 선수 생활의 반환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 최다 득점 기록을 세운 사실을 경기 막판에 알고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며 “앞으로도 오늘처럼 해야만 한다”고 결의를 다졌다.
김준환은 자신의 장점이 공격력이라고 짚으며 ‘득점왕’ 출신 다운 자신감을 보였다.
김준환은 “화끈한 공격력이 내 장점이다. 한번 터지면 계속 터지는 그런 화력이 내 장점”이라고 호기롭게 말했다.
송영진 kt 감독은 “워낙 성실한 선수다. 꾸준히 열심히 해왔다”며 “어느 순간부터 하향세가 찾아온 것 같았는데 잘 극복했다.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한 경우가 많았는데 잘 감내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열심히 한 덕에 나온 활약이라고 본다. 그렇게 하니까 기회를 받은 것”이라며 “이렇게만 해주면 계속 투입될 것이다. 좋은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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