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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수지 “무대 망치는 씬 짜릿, 아픔 느끼는 두나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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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는 은퇴한 두나와 원준의 로맨스물이기도 하지만, 전직 걸그룹 출신 수지가 등장하면서 걸그룹 스토리에 대한 리얼리티를 높인다. 극 초반 등장하는, 두나가 은퇴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무대는 실제 일본에서 개최한 ‘K콘’ 본무대 전 촬영한 것이다. 수지가 오랜만에 가수로 오른 무대이기도 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 두나 역 수지/넷플릭스

“촬영할 때 감독님도 많이 물어보셨다. 막 떨리냐고. 저는 그냥 그 무대를 한 번에 끝내야 한다는 한마음밖에 없었어서 별 생각이 없었다. 무대 위에서 트라우마가 있는 연기는 무대를 망치는 씬을 찍을 때는 무대 할 때랑은 또 다른 마음가짐이 들더라. 중압감을 느껴봐야겠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 의상 등 모든 게 다 답답해져서 다 뜯어버리고 숨이 답답한 기분이 들더라. 근데 실제로는 짜릿했다. 그 씬 촬영할 때 일본 관객들이 미리 사전 공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지가 쓰러졌대’하면서 놀라는 반응들이 있더라. 정말 무대 앞에 계신 분들은 진짜 놀라더라. 근데 저는 촬영 끝나고 바로 벌떡 일어나서 인사하고 그랬다. 그게 재밌었다.”

 

드림 스윗 멤버로는 고아성과, 댄스팀 라치카의 리안과 시미즈, 가수 자넷서가 특별출연으로 호흡을 맞췄다. 과거 걸그룹 이력이 있으나, 새로운 멤버들과 호흡을 맞추는 일은 쉽지 않았다. “시미즈, 리안 언니는 안무 디렉팅까지 했다. 저희한테 알려주고, 동선을 맞추는데 처음에 합이 안 맞아서 엉망진창이었다. 연습을 맞춰가면서 호흡이 맞아가니 쾌감도 있더라. 연습할 때 미쓰에이 시절이 가장 많이 생각났다. 멤버들은 다른 멤버들이다. 묘하지만 익숙하면서 낯선 감정이 많이 들었다.”

 

고아성이 연기한 하연은 은퇴한 두나를 찾아오는 유일한 인물이다. 걸그룹 시절에는 결코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카페에서 마주한 두 사람의 장면은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수지가 가장 공감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아성 언니와 카페서 만나 오해를 풀고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장면이 많이 슬프기도 했고, 너무 따뜻하고 아름다웠던 것 같다. 다른 모양의 우정이라고 생각했다. 그 씬 찍을 때도 중간중간 쉴 때도 너무 슬펐다. 대사 하나하나 마음을 후벼파는 느낌이었다. 둘이 마무리를 하는 것이 중요했고, 정도가 중요했던 것 같다. 너무 확 친해지는 것도 아니다. 서로 뭔지 알잖아. 눈빛만 보고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표현하려고 했다. 아성 언니가 너무 잘 소화를 해주시고 많이 고민도 해주시고 열정도 있으셔서 열정에 감탄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 두나 스틸/넷플릭스

극 중 두나는 자신을 걱정하는 원준에 ‘너 내 이름 검색 안 해 봤구나. 내가 버는 돈 반은 욕값, 반은 얼굴값이라고 하더라’라며 별일 아니라는 듯이 시니컬하게 말한다. 스스로에 상처주는 대사들을 할때는 어땠을까. “두나가 아픈 대사를 할 때는 최대한 자기 연민에 안 빠지려고 했다. 나 원래 이래. 애써 쿨한 적 하는 모습. 그런 걸로 힘들어 하는것 자체가 힘들다. 오히려 힘들어 하면 안될 것 같은 마음에 사로잡히니까 원준이 한테도 애써 괜찮은 척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수지는 두나를 통해 ‘연예인 두나’가 아닌 ‘인간 두나’를 보여주고 싶었다. 극 중 두나의 솔로곡은 실제 ‘이두나!’의 OST로 수지가 직접 불렀다. 수지는 “두나의 어두운 면을 표현하면서 제가 두나에게 느낀 감정처럼, 연예인도 외로움 짜증도 많고 어두움도 있다는 것을, ‘인간 이두나’로서 봐줫으면 했다. 저도 밝고 그런 이미지이다 보니 ‘짜증을 내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나도 사람인데..(하하) 그런 부분들은 사람들이 안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 같아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극 중 두나의 자작곡이기도 하다. 두나가 다시 노래를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두나의 상황에 맞춰서 썼고, 멜로디나 모든 게 두나의 시절을 말해주는 거 같아서 울컥한다. 가사 하나하나 마음에 세게 박히더라. 연습하거나 촬영할 때 눈물을 참은 기억이 있다. 가사를 생각 안하고 부르려는 노력도 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 두나 역 수지/넷플릭스

수지의 걸그룹 시절은 어땠을까. 지금은 일과 자신의 삶을 철저하게 나누고 살고 있다. “두나처럼 이 세계가 저한테 전부였던 적이 있다. 일이 나한테 전부가 되면 이게 없어졌을 때의 것들을 감당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극 중 자장면 집 대사도 공감이 갔던 것이 두나는 아직 어리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어느 지점부터 모든 게 나의 전부가 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게 내 전부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전혀 아니다.”
사실 그는 두나가 부럽다고 말한다. “두나를 보면서 그 순간에 온전히 아픔을 느끼고 있다는게 부러웠다. 저는 너무 바빴어서 힘들었다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힘들면 안돼’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다. 얘는 그래도 나보다 나은 것 같아 부럽더라. 남들보다 늦게 알아차린다고 하지만 자신이 고장 난 것을 안다는 게 부러웠다. 과거 저는 제 상황을 인지하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
‘이두나!’는 수지에게 작품으로 남을까. 그는 “크게 변한 것은 없다”고 했다. “이두나 역을 하면서 더 확신을 가지고 하려고 노력했다. 이 인물에 대해서 내가 온전히, 제일 잘 알아야지 하는 것도 있었는데 계속 하던 대로 해야지 마음이 제일 컸던 것 같다. 특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저는 항상 은퇴 생각을 한다. 그래야 그 작품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 나는 언제든 이곳을 떠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다. 늘 마지막 작품인 것처럼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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