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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증시 하락으로 빚투·예탁금 ‘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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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거래 16조원대로 급감…두 달만에 약 4조↓

투자자예탁금도 45조원대…연중 최저치 근접

美 연준 약해진 매파 기조-韓 공매도 금지 ‘변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이 빠지고 있는 가운데 증시까지 하락하면서 투자 대기자금도 줄어들고 있다.

연말까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다소 약해진 매파(통화 긴축) 기조에 국내에선 전격적인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 단행 등 변수들이 증시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16조7999억원이다. 지난달 27일(17조4843억원) 이후 4거래일 연속 감소세로 지난달 31일(16조9704억원) 올 들어 처음으로 16조원대로 내려 앉은 이후 3거래일 연속 16조원대를 유지했다.

한 달 전(10월4일·19조4534억원)과 비교하면 2조6535억원(13.64%) 감소한 수치로 올 들어 잔액이 가장 많았던 지난 9월 8일(20조4912억원)에 비하면 3조6913억원(18.01%) 줄어든 것이다.

지난달 10일(코스피 9조9103억원·코스닥 8조9003억원) 각각 10조원대와 9조원대가 무너졌던 코스피와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31일(코스피 8조9770억원·코스닥 7조9934억원)엔 9조원대와 8조원대가 붕괴되며 연일 최저치를 경신 중이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빚을 져가면서 투자를 하려는 의욕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9월부터 지난 3일까지 코스피지수는 7.35%(187.93포인트·2556.27→2368.34), 코스닥지수는 15.76%(146.35포인트·928.40→782.05) 각각 하락한 상태다.

또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인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미수거래를 악용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증권사들이 신용거래 증거금률(거래대금에 대한 보증금의 비율)을 상향 조정하고 신용거래 제한 종목을 확대하는 등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선 것도 신용거래 위축으로 이어졌다.

이같은 양상은 증시 대기자금 성격이 강한 투자자예탹금 감소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45조215억원으로 지난달 26일(48조5474억원) 이후 5거래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가장 높았던 지난 7월 27일(58조1991억원)에 비하면 달했던 것과 비교할 때 13조1776억원(22.64%) 줄었고 올해 가장 낮았던 지난 1월 20일(44조1600억원)과도 큰 차이가 없는 상태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 등에 맡긴 자금으로 언제든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자금 성격이 짙다.


빚투와 투자자예탁금 감소는 시장 거래 규모 축소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10.4~11.3) 코스피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8조2641억원으로 14조원대였던 지난 7월과 비교하면 거의 40% 이상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도 6조5431억원으로 지난 7~8월 12조원대를 유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반토막난 상태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중동 분쟁 등으로 연말까지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어서 투자 위축으로 인한 각종 거래 지표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연준의 매파적 발언이 다소 약화됐고 국내에서는 6일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서 증시에 어떻게 작용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과거 3번의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증시는 하락 압력에도 하방이 지지돼 이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고 특히 상승하는 과정에서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개인투자자의 유입으로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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