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 글러브·실버 슬러거 동시 수상 아시아 선수는 이치로가 유일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골드 글러브를 품은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이제 MLB가 공인한 ‘수비 달인’이다.
김하성이 6일(한국시간) 받은 골드 글러브는 양대 리그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수를 선정해 시상한다.
이번 시즌 김하성은 1루를 제외한 내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하며 물 샐 틈 없이 샌디에이고 내야를 지켰다.
2루수로 가장 많은 106경기에 출전해 856⅔이닝을 지켰고, 3루수(32경기 253⅓이닝)와 유격수(20경기 153⅓이닝) 자리에도 팀이 필요할 때마다 출전했다.
실책 총수는 7개(2루수 4개, 3루수 1개, 유격수 2개)다.
골드 글러브는 수비만 평가하며, 시즌이 끝난 뒤 각 팀 감독과 코치가 선정해 투표한다.
여기에 2013년부터 수상자 선정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세이버메트릭스 수비 지표를 일정 부분 평가에 반영한다.
아시아 출신 선수가 골드 글러브를 받은 건 스즈키 이치로(2001∼2010년 10년 연속 수상) 이후 김하성이 처음이다.
이치로는 외야수로 뛰었으니, 김하성은 아시아 내야수 최초의 골드 글러브 수상이다.
김하성은 내친김에 포지션별 최고 공격력을 뽐낸 선수에게 주는 실버 슬러거까지 도전한다.
김하성은 10일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인 실버 슬러거에서 베츠,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 스펜서 스티어(신시내티 레즈)와 함께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후보로 뽑혔다.
한국 선수 중 실버 슬러거를 받은 선수는 없고, 아시아 출신으로는 이치로(2001·2007·2009년)와 오타니 쇼헤이(2022년)가 받았다.
한 해에 골드 글러브와 실버 슬러거를 동시에 석권한 아시아 선수는 이치로가 유일하다.
골드 글러브가 ‘황금빛 장갑’이 상징이라면, 실버 슬러거는 은빛으로 반짝이는 ‘루이빌 슬러거’ 방망이를 받는다.
2022년부터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되면서 투수 부문 실버 슬러거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유틸리티 부문이 채웠다.
사실 김하성의 실버 슬러거 수상은 쉽지 않다.
이번 시즌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3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49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으나 경쟁자 성적이 워낙 좋다.
베츠는 타율 0.307, 39홈런, 107타점, OPS 0.987로 리그 최우수선수(MVP)급 성적을 냈고, 벨린저는 타율 0.307, 26홈런, 97타점, OPS 0.881로 재기에 성공했다.
스티어의 성적은 타율 0.271, 23홈런, 86타점, OPS 0.820이다.
김하성으로서는 수상 여부를 떠나 포지션별 최고 공격력을 뽐낸 선수 최종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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