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의 러시아 자동차 시장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생산과 판매망이 붕괴된 데 따른 것이다. 기아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 기준 8위까지 밀려났고, 현대차는 이미 ‘톱10’을 벗어났다.
6일 러시아 자동차 시장 분석업체 Autostat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러시아 시장에서 총 2만9694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49.6% 급감한 수치이다. 단일 브랜드별 순위는 8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경우 브랜드 판매 ‘톱10’에서 벗어나 판매 수치가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1위는 로컬 브랜드 라다가 차지했다. 같은 기간 총 26만101대를 판매했다. 체리는 9만4284대로 2위, 하발은 8만1981대로 3위에 올랐다. 이어 지리차와 오모다가 각각 6만9384대와 3만4335대로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라다를 제외하고 ‘톱5’ 모두 중국 브랜드로 채워졌다.
6위부터 10위 역시 기아와 토요타를 제외하고 모두 중국 브랜드가 장악했다. 엑시드는 3만4078대로 6위, 창안차는 3만374대로 7위를 기록했고, 젯투어는 5536대로 8위 기아와 9위인 토요타(2만126대)에 이어 10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현지 시장 철수 이후 현대차·기아 브랜드 존재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러시아 정부가 현대차·기아 차량을 관용차로 채택하는 등 수요가 끊이지는 않지만, 전체 판매량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나타내고 있어 종전 이후 현지 시장 재진출을 위한 버티기 전략은 무의미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톱10 업체 중 하락세를 나타낸 브랜드는 기아와 토요타가 2곳이 전부”라며 “중국 브랜드의 경우 신규 진입한 브랜드를 제외하고 전년 대비 224~1619%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요타의 경우 전년 대비 22.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들어 10월까지 러시아 시장 누적 규모는 전년 대비 60.1% 확대된 82만9548대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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