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채 금리 상승은 미국의 재정 적자와 연결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시장의 과장된 생각이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6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한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월드뱅크(WB) 공동주최 서울포럼에서 유튜브 화상 대담을 갖고 “12월 Fed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1번의 금리 인상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서머스 교수는 미국의 재정 적자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심각한 재정 상황이 앞으로 장기간 높은 이자율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머스 교수는 Fed가 2가지 판단에 대해 매우 확신하고 있지만 이것은 지나친 확신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첫번째는 현재의 미국 통화정책이 매우 긴축적이라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서머스 교수는 “지금의 환경에서 중립 실질금리와 인플레이션 기대가 어떤지 확실하지 않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아주 확실하게 긴축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라며 중립금리가 시장의 예상보다 상향 조정 됐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이 향후 더욱 긴축적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머스 교수는 “Fed가 현재 장기 금리가 높아서 단기 금리를 높이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것 같다”면서도 “장기채 금리 상승은 미국의 재정 적자와 연결되고, Fed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시장의 과장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서머스 교수는 지난 1일(현지시간)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대해 “그동안 Fed는 계속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내왔는데 이렇게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 Fed 입장이 바뀌기 쉽지 않다”며 “12월에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개인적으로 1번의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서머스 교수는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는 등 지금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다”면서도 “아직 내가 갖고 있는 시각들에 대해서 확신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서머스 장관은 최근의 불확실성은 각국의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중앙은행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으며, 각 중앙은행은 모든 극단적인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동 분쟁의 규모와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국의 불확실성 등이 가져올 수 있는 결과를 고려하면 매우 위험한 순간”이라며 “모든 중앙은행, 투자자 등은 시장의 실질적인 움직임에 대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은 이런 맥락에서 매우 극단적인 결과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그건 공급망 다각화, 통화 또는 재정정책 측면에서 여유를 남겨두는 것 등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1960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총재는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과 하버드대 시절 스승과 제자로서 인연을 맺었으며, 그의 애제자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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