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원·달러 환율이 20원 이상 급락하면서 석 달 만에 1200원대로 진입했다.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 속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원·엔 환율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8분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2.6원 내린 1299.8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는 하루 전보다 14.4원 내린 1308.0원에 개장한 뒤 낙폭을 키워 장중 한 때 1299.0원까지 떨어졌다. 환율이 1300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 8월 3일(1299.1원) 이후 3개월 만이다.
사흘간 지속되고 있는 원·달러 환율 하락세는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나타나고 있다.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고용지표에 따르면 비농업 고용 규모가 15만명 증가해 시장예상치(17만명 증가)와 전월치(29만7000명 증가)를 밑돌았다. 실업률도 3.9%로 전월(3.8%) 대비 상승했다.
미국 경제지표 하락은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낮춰 대표적 안전자산인 채권 금리와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미 연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5.25~5.5%)를 2회 연속 동결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 경제지표 부진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날 원·엔 재정환율도 급락했다. 엔화는 장중 100엔당 868원대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8년 2월 이후(15년7개월)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엔 환율은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과 엔화 환율에 따라 계산되는 ‘교차 환율(cross rate)’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고용 지표 둔화, 미 국채 금리 급락 현상 등이 달러화 약세 압력을 높였다”며 “단기적으로 국채 금리 낙폭이 컸다는 점에서 숨 고르기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오는 14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에 따라 달러화의 추가 방향성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