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금융업권협회 회장단 및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만나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줄여줄 수 있는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 마련에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은행권 독과점 행태를 비판하고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강조하자, 금융권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다. 이에 하나은행과 신한금융그룹이 상생 금융안을 내놓은 데 이어, 나머지 금융그룹들도 서민금융 공급 확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6일 6개 금융업권협회 회장단 및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만나, 이 같은 당부를 내놨다. 이날 간담회에는 은행연합회장, 금융투자협회장, 여신전문금융협회장, 저축은행중앙회장,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부회장 등 6개 금융협회 기관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은행권의 수익이 과도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지적했다. 그는 “금융권의 이자수익 증대는 국민 입장에서 부담이 늘어난다는 뜻”이라며 “(금융권이 기록한) 역대 최대규모 이익에 걸맞게 한 단계 발전된 사회적 역할을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자영업자·소상공인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해 80조원 규모의 다양한 정책지원을 시행 중이지만 이것으로 미흡할 수 있는 만큼 좀 더 체감 가능한 지원책 마련을 주문했다. 아울러 이자상환 부담이 높은 차주들의 원활한 대출 상환과 대환대출을 위해 중도상환수수료 감면 등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는 요청도 이뤄졌다.
김 위원장이 금융업권협회 회장단에 이와 같은 당부를 한 것은 윤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약속한 데 대한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도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던 시간에 서민금융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김 부위원장은 서울 광진구 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정책서민금융·채무조정 이용자, 상담센터 직원 등이 겪는 어려움과 건의사항 등을 듣고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이 상생금융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주요 금융그룹을 비롯한 금융권은 긴장하는 모양새다. 금융권에서는 5대 금융그룹 회장이 오는 16일 김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간담회를 갖는 만큼 그 전에 구체적인 상생금융 안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신한금융그룹은 이날 1050억원 규모의 ‘2024년도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금융 패키지’를 발표했다. 금리 인하, 연체이자 감면 등 기존 상생금융 프로그램의 기한을 연장하거나 대상을 확대해 610억원을 추가 지원하고 소상공인과 청년층의 금융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이자 캐시백 등의 방법으로 440억원을 새로 지원할 방침이다. 앞서 하나은행도 지난 3일 △이자 캐시백 △서민금융 공급 확대 △에너지 생활비·통신비 지원 △경영 컨설팅 지원 등 1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금융지원 대책을 공개했다. KB·우리·NH농협도 조만간 상생금융 지원 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지원책을 발표하지 않은 금융그룹도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시기적으로 이번주 안에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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