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피식’, 두 눈을, 두 귀를 의심했다. 웃음이 아니라고 의심하기엔 한 쪽으로 치켜 올라간 입술이 선명히 보이고, 마이크를 통해 울린 콧방귀 소리가 꽤 크다. 마약 투약 혐의로 첫 경찰 조사에 나선 지드래곤이 보여 준 모습이다.
빅뱅의 지드래곤(35·권지용)이 6일 오후 1시 30분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인천경찰청 논현경찰서 마약범죄수사계에 출석했다. 검은색 슈트를 입은 지드래곤은 검은 벤에서 내리며 마치 보여주는 듯 세간에 화제가 된 스트레칭을 했다. 너희의 입방아들은 사실이 아니라는 의미일까. 더 강렬하게 프레쉬가 터졌다. 변호인의 말을 빌어 한국을 대표하는 K팝 아티스트, 지드래곤은 마약 투약 혐의로 선 포토라인 앞에서도 당당했다. 마약을 한 적 없다는 지드래곤은 탈색은 물론 사건의 시발점이 된 강남 소재 유흥업소 직원 A씨와 공급책으로 지목된 의사 B씨와 어떤 관계도 없다고 일축했다. 예상 가능한 답변이었다. 일절 마약을 한 일이 없다며 혐의 자체를 부인하던 지드래곤이다. 그럼에도 지드래곤의 자신감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피식’ 코웃음을 쳤다. 웃음의 의미는 대체 무엇일까. 결백한 자신이 처한 상황에 어처구니가 없어서일까. 팬들은 이미 자신의 결백을 다 아는데 뭘 새삼 얘기하냐는 의미일까. 일절 마약 근처에도 간 적 없는 자신을 압박하는 현 상황이 억울해서 ‘삐딱하게’군 것일까. 아니면 민망해서 나온 순간적인 실소일까. 지드래곤의 실소가 결백에 대한 자신이든, 민망함에서 비롯된 심리적 발현이든 오만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2011년 전 대마초 흡연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그는 마약 간이 반응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가 대마초인 줄 몰랐든 기소유예 처분들 받았든 중요치 않다. 결과가 그의 사실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지드래곤은 12년 전 순진하게 속아서 대마초를 접한 것일 수 있고, 하필 또 억울하게 마약 혐의로 피소됐을지 모른다. 그의 입장이 사실이라면 말도 못하게 억울할 일이다. 그런데 포토라인 앞에서 코웃음 칠 일은 아니다. 제 아무리 억울함에 취했어도, 세간의 의구심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야말로 오만이다. 지드래곤이 한 차례 마약 스캔들에도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건 그의 말을 믿어준 팬들과 대중의 지지 덕이다. 수사 결과가 모든 걸 말해주겠지만, 지드래곤을 오랜 시간 믿고 따른 팬들은 첫 조사에 임하는 그에게 직접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구체적인 심경은 아니더라도, 짧은 말이나마 진정성을 담을 수는 없던걸까. 제 아무리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라도, 듣는 이가 귀를 닫는다면 무슨 소용이랴.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안성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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