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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회장’ 정주영 보좌 14년 장호진, 지주사에서 현대백화점그룹 미래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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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장호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이 조만간 지주사로 이동한다. 장 사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곁에서 그룹의 청사진을 14년이나 그렸던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출신으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에게도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장호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곧 지주회사 현대지에프홀딩스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사장은 현대백화점그룹 내부에서 경영지원본부장, 기획조정본부장 등을 역임한 ‘기획 및 관리 전문가’로 평가받는데 앞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인수합병 등을 총괄해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장 사장은 8일 열리는 현대지에프홀딩스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에 오른다. 그가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를 맡을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장 사장을 비롯해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 등 3인대표 체제로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대백화점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장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뿐 아니라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처리한다. 장 사장이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주요 등기임원으로 오르면 현대백화점에서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장 사장은 현재 현대백화점 대표이사도 맡고 있지만 내년 3월27일이면 임기가 끝난다. 장 사장이 현대백화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사내이사만 유지할지, 혹은 사내이사에서도 완전히 물러날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장 사장 역할의 무게추가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로 옮겨지는 것은 그가 앞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는 의미와 맥이 닿는다. 장 사장은 현대백화점그룹에서 ‘기획 및 관리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장 사장은 2020년 3월 현대백화점 사내이사에 처음 올랐는데 당시 현대백화점 이사회는 그를 사내이사 후보자로 추천하며 “기획 및 관리 분야의 전문가로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어 회사의 비전 수립, 다양한 신규사업 추진 및 회사 재무구조 안정성을 탄탄하게 구축할 사내이사 적임자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장 사장이 이런 평가를 받게 된 뿌리는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에 있다. 장 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현대그룹에 입사해 종합기획실에 배치됐다. 당시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은 그룹의 모든 방향을 결정하고 진두지휘하는 컨트롤타워로서 정주영 창업자가 근무하는 사무실과 같은 층에 있었을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범현대가로 분류되는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 현대백화점그룹, HL그룹(옛 한라그룹), HDC그룹(옛 현대산업개발그룹) 등은 모두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종합기획실은 주요 계열사들의 사업구조 재편과 계열분리 등의 굵직한 사안을 주도하기도 했다. 종합기획실장을 맡았던 인물들은 모두 정주영 명예회장의 핵심 측근들이기도 했다. 장 사장은 이러한 조직에서만 14년을 몸담았다. 정주영 명예회장을 보좌하는 역할로 꼬박 14년을 보냈으니 기획과 관리 분야의 전문가로 거듭날 수밖에 없었다. 그가 현대백화점그룹에 몸담기 시작한 시기는 2001년부터다. 1990년대 말부터 현대그룹이 여러 그룹으로 계열분리되면서 종합기획실의 역할이 약해지게 됐는데 장 사장은 이런 흐름 속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을 새 직장으로 선택했다. 장 사장은 2001년 현대홈쇼핑 경영지원본부 회계’재무팀장을 맡으면서 기획 및 관리 전문가로 솜씨를 보이기 시작했다. 흑자 전환에 기여한 성과로 2004년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었고 이후 현대백화점 관리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2010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를 맡으며 전문경영인의 길에 들어섰다. 2013년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으로 복귀한 뒤 2020년 현대백화점 사내이사 오르기 전까지 기획조정본부 부본부장과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현대백화점그룹 내부에서 맡았던 일도 사실상 컨트롤타워였던 셈이다. 장호진 사장은 앞으로 현대지에프홀딩스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의 미래 먹거리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사옥. 장 사장은 현대백화점 사내이사에 오른 뒤에도 그의 주특기를 발휘하는데 집중했다. 최근 임원인사에서 용퇴한 김형종 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이 ‘상품’과 ‘영업’에 주력했다면 장 사장은 현대백화점그룹의 미래를 위한 기반을 다지는데 주력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3~4년 동안 클린젠코스메슈티칼,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 이지웰(현 현대이지웰), 지누스 등을 인수했는데 이 배경에는 정 사장이 있었다는 것이 현대백화점그룹의 설명이다. 정지선 회장은 2021년 1월 계열사별 맞춤형 성장전략과 그룹 사업 다각화 전략을 담은 ‘비전2030’을 제시했는데 이를 충실히 이행하는데 정 사장의 역할이 컸던 셈이다. 실제로 장 사장이 이번에 지주사로 옮기는 것도 정 회장을 비롯한 현대백화점그룹 오너일가의 두터운 신임 덕분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이력들을 놓고 볼 때 장 사장은 앞으로도 현대지에프홀딩스에서 그룹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현대지에프홀딩스에게 다양한 업종의 자회사에 적합한 전략을 수립하고 미래 새 성장동력 발굴, 성장산업의 발전을 위한 역할을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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