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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에 공·해군기지 만들려는 러시아…“미국에 새 골칫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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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 LINK : http://mbiz.heraldcorp.com/view.php?ud=20231106000731

지난달 6일 지중해에서 구조된 리비아 보트피플[AP]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독재 정권 붕괴후 10여년째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아프리카 리비아에서 러시아가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면서 미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유전지대가 많은 동부를 장악한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의 리비아 국민군(LNA)과 유엔이 인정하는 서부 수도 트리폴리의 리비아통합정부(GNU·이전에는 GNA) 간 내전으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정치 혼란 와중에 리비아로 진출한 민간용병그룹 바그너 그룹을 통해 이곳에 발판을 구축했고, 지난 8월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항공기 추락 사고로 의문사하면서 용병그룹이 해체 수순으로 들어간 뒤엔 국방부가 직접 해외 자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하프타르 군벌 측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현지에 자국 공군 주둔을 확대하려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프타르는 아프리카 전체 매장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주요 산유국 리비아의 석유 시설 다수를 통제하고 있다.

그는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는 트리폴리 GNU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방공 시스템을 도입하려 하고 있고, 공군 조종사와 특수부대 훈련도 원하고 있다.

이 같은 하프타르의 바람을 러시아가 충족시켜주고 그 대가로 바그너 용병그룹이 차지하고 있던 현지 공군 기지에 러시아군을 주둔시키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LNA에 가까운 소식통들이 전했다.

러시아는 또 그리스와 이탈리아에서 지중해 건너 불과 수백km 떨어진 리비아 항구인 투브루크에 영구적으로 러시아 군함이 정박할 수 있는 권리를 얻기 위해 LNA 측과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현재 자국 해군의 지중해 활동을 위한 근거지로 시리아 타르투스에 단 하나의 해군 기지만을 유지하고 있다.

하프타르는 지난 9월 28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하프타르가 2020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는 푸틴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고 러시아 관리들로부터 GNA와 서둘러 휴전하라는 독촉만 받은 채 러시아를 떠나야 했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하프타르와 모스크바의 관계 강화에 우려를 표하면서 그가 노선을 바꾸도록 설득하기 위해 올해 고위급 인사들을 잇달아 리비아로 파견했다.

하프타르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일주일 전에도 아프리카 주둔 미군 사령관 마이클 랭글리 장군과 리비아 특사 리처드 놀랜드가 벵가지에서 하프타르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 주둔 미군 사령부에 따르면 이들은 하프타르에게 외국군(러시아군)을 몰아내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고민은 러시아가 제공할 수 있는 군사적 지원을 미국은 제공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미국은 2019~2020년 트리폴리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통합정부를 하프타르가 전복하려 시도한 전력 때문에 그에게 군사 지원을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 국제문제센터 연구원 키릴 세묘노프는 “하프타르에게 핵심 관심사는 군대를 유지하는 것인데, 미국은 그에게 러시아를 주요 파트너로 고수하는 것 외의 선택권을 주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CP-2023-008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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