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진행한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인요한 당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와 별도의 대화는 없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당 창당’에 대한 최후통첩을 날린 가운데 여권에선 그가 ‘악수’를 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자신의 몸집만 부풀리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을 ‘환자’로 비유하고 더불어민주당 일부 세력을 활용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남는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2030 세대와 수도권 민심 잡기에 혈안인 여권 입장에서 이 전 대표의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여권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이 전 대표에 대한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바른미래당 등 전례를 따져봤을 때 현실적 창당 과정이 녹록치 않을 뿐 아니라 이 전 대표 입장에서도 득 될 것이 없어 ‘신당 창당’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오는 12월까지 현재 수준의 ‘교전상태’를 유지해 자연스럽게 그가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게끔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신당을 창당했을 때 피해를 입는 것은 국민의힘만이 아니다”며 “이 전 대표도 ‘거대양당’ 대표에서 ‘제3지대’의 소수당 대표가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신당을 창당하면 ‘너도 죽고 나도 죽자’는 것인데, 그 논리로 여당을 협박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원내지도부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하면 누가 따르겠냐. 국민의힘에서 많아야 2~3명인데 당내에서도 험지로 평가 받는, 국민의힘 명찰을 달고 나가지 않으면 당선이 어려운 곳들”이라며 “비례당이 된다고 해도 비례대표 2번으로 들어와 본인만 살겠다고 하겠냐. 그럴 경우 명분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비윤계로 대표되는 허은아, 김웅 의원 등이 신당에 합류해도 지역구 당선은 노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비명계와 만남 사실을 사전에 밝힌 것 또한 이 전 대표의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비명계와 접촉했다는 말을 하는 순간 비명계 의원들은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비명계 의원들과) 함께하고 싶다면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4월 MBC라디오에서 “대선후보 경선을 맡아 치러야 할 대표 입장에서 선수를 사전 접촉, 입당도 안 한 주자를 몰래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저한테 굉장히 불리하다”며 “(윤 대통령과) 두 번 다 그 자리에 (윤핵관보다) 더 가까운 분이 배석했다. 그 상황에서 누가 그 일정에 대해 외부에 유출했느냐는 여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를 옹호하던 중진 의원들도 쓴소리를 거듭하고 있다. 중진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취지로 말하며 터무니 없는 조건을 요구해 (여당 입장에서) 통합하려고 해도 조율되지 안흔다”며 “윤 대통령을 ‘환자’라고 비판하는 것은 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전 대표의 능력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전 대표가 세 번 낙선한 서울 노원병은 오는 12월 예정된 선거구 획정에서 합구 가능성이 높은 곳이기 때문에 원내 입성이 중요한 이 전 대표 입장에선 비례당도 불사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노원병 지역구 상황도 그렇고, 이 전 대표가 노원병에 출마해서 원내 입성할 가능성이 적지 않냐. 그래서 대구 출마설 등이 떠도는 것”이라며 “비례로 입성한 뒤 그 다음 총선에서 지역구 탈환을 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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