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건수가 7년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낙찰률은 4개월 만에 30% 아래로 떨어졌다. 고금리 여파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며 신규 경매 물건은 늘어났는데 유찰이 반복되면서 적체 현상이 심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7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3년 10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는 2629건으로, 2020년 11월 3593건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1046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39.8%를 기록했다. 한달 전보다 4.9%포인트 올랐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강원과 전북 지역의 법인 소유 아파트 수십 채가 저가에 낙찰되면서 낙찰률 상승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뜻하는 낙찰가율은 84.1%로 한달 전보다 0.6%포인트 올라 보합 수준이었다. 평균 응찰자 수는 6.3명으로 전월 대비 2.0명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아파트 경매는 238건으로, 2016년 5월291건 이후 7년5개월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 다만 낙찰률은 26.5%로 전월 대비 5.0%포인트 급락해 지난 6월 28.3% 이후 4개월 만에 30% 아래로 내려왔다. 낙찰가율은 86.7%로 전월보다 1.5%포인트 상승했고 평균 응찰자 수는 0.7명 줄어든 5.8명이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고금리 여파로 신규 아파트 경매가 늘었고 선호도가 낮은 단지들이 거듭 유찰된 것이 진행 건수 증가와 낙찰률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상승은 여의도, 압구정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재건축 단지가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아파트 경매 건수는 592건으로 2015년 6월(652건) 이후 가장 많았고 낙찰률은 39.5%로 한달 전보다 3.9%포인트 내렸다. 낙찰가율은 전월보다 0.4%포인트 오른 85.2%, 평균 응찰자 수는 2.8명 줄어든 8.4명이었다.
인천 아파트 낙찰률은 39.1%로 전월 대비 4.0%포인트 올랐고, 낙찰가율은 82.1%로 3.7%포인트 오르며 올해 처음으로 80%대를 회복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8.7명으로 한달 전 9.1명과 비슷했다.
지방 5대 광역시 중에서는 유일하게 대구(81.0%→86.1%)만 아파트 낙찰가율이 상승했다. 지방 8개 도 가운데서는 강원(76.2%→86.4%)의 낙찰가율이 10%포인트 이상의 높은 상승 폭을 보였고, 충남(81.6%)은 전월보다 2.1%포인트 상승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외 다른 지역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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