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롯데카드가 민평금리보다 20bp 높게 카드채를 발행한 데 이어 변동금리부채권(FRN)에 최소 보장 금리 조건까지 수용하며 어렵게 카드채를 발행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7일 1600억원 규모의 카드채를 발행했다. 이번 발행은 3개 만기 구조로 이뤄졌다. 만기별 발행액은 △1년 5개월물 400억원 △1년 6개월물 600억원 △2년물 600억원 등 총 1600억원이다.
1년 5개월과 1년 6개월물 금리는 5.19~5.25% 수준으로 대다수가 민평보다 0.20%포인트(p) 오버 발행했다. 롯데카드는 전날에도 1750억원 규모의 카드채를 모두 민평보다 0.20%p 오버 발행했다. 이 중에는 5.41% 금리로 발행한 채권도 있다.
특히 발행한 2년물 600억원은 변동금리부채권(FRN)으로 발행했다. FRN은 발행 금리가 시중 금리에 따라 변하는 채권이다. 금리에 대한 장기 예측이 어려울 때 변동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행한다. 롯데카드는 FRN에 4.25%를 최소 금리로 보장한다는 조건까지 수용했다.
채권금리가 민평금리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건 그만큼 롯데카드 채권 수요가 적어서다. 민평금리는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매긴 개별 수익률을 산술 평균한 것이다. 올해 하반기 이후 카드채를 오버 발행한 건 롯데카드가 유일하다. 카드사 중 가장 낮은 신용등급(AA-)을 받은 영향으로 풀이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카드채 발행 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했다”며 “비교적 신용등급이 낮은 롯데카드에서 가장 먼저 수급이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을 살 투자자들이 적어 롯데카드에 불리한 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금융당국은 수신 경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순 발행액은 7조5393억원으로 올해 중 가장 큰 규모다. 초우량 채권인 은행채에 투자가 쏠리면서 카드채와 여신전문금융채가 포함된 기타 금융채는 4980억원 순 상환됐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카드채 발행 여건이 좋지 않지만, 시장을 모니터링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이틀간 카드채 3350억원을 발행했고 자산유동화 증권(ABS) 발행도 지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레고랜드 발(發) 유동성 경색 사태 당시에도 7%를 넘는 고금리로 카드채를 발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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