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도발할 때마다 전략폭격기·핵잠수함 등 전개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한국과 미국 국방당국이 올해 들어 9차례나 미국의 핵 확장억제 능력을 과시하며 대북 경고를 발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략핵잠수함(SSBN), 전략폭격기 등 이른바 ‘핵 3축’으로 불리는 전략자산을 수시로 전개해 핵·미사일 고도화에 매진하는 북한에 압도적인 핵 역량을 보여준 것이다.
국방부가 내주 한미안보협의회(SCM)를 앞두고 7일 배포한 ‘확장억제 자료’에 따르면 한미 정상이 올해 4월 ‘워싱턴 선언’에서 합의한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 제고’ 이행에서 가장 두드러진 역할을 한 것은 전략폭격기 B-52H다.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B-52H는 지난 3월 6일 서해 상공에서 한국 F-15K, KF-16 전투기와 함께 훈련한 것을 시작으로 7월까지 5차례나 한반도에 전개돼 우리 공군과 연합훈련을 했다.
북한이 ICBM을 시험발사하거나 전략핵탄두를 공개하는 등 도발할 때마다 한미의 대응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차원이었다.
고도의 은밀성을 갖춰 ‘핵 3축’ 중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핵 전략자산으로 꼽히는 전략핵잠수함이 42년 만에 한국에 기항하기도 했다.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은 7월 한미의 새로운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출범회의에 맞춰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켄터키함은 사거리 1만3천㎞에 달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24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이에 앞서 한미 국방부는 지난 2월 미국에서 열린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계기로 조지아주 킹스베이의 전략핵잠수함 기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한미가 핵잠수함 훈련기지를 공동 방문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또 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지난달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밴덴버그 공군기지를 방문해 미국의 ICBM ‘미니트맨-3’ 시험발사를 참관하기도 했다. 한국 대표단의 미국 ICBM 발사 참관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었다.
이밖에 미 전략자산으로 분류되진 않지만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와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각각 3월과 10월 한국에 입항했으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핵 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 ‘미시건함’이 6월 부산에 왔다.
일명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는 올해 들어서만 5회 전개됐으며 현시점 세계 최강 전투기로 불리는 미 F-22와 F-35도 한 차례씩 한반도 상공을 갈랐다.
국방부는 “확장억제 공약은 대한민국 방어를 위해 핵 및 재래식 능력을 비롯한 모든 미국의 능력을 활용하겠다는 약속”이라며 “주한미군 주둔과 미 전략자산 전개 등이 확장억제의 대표적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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