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를 상대로 골맛을 봤지만, 아스널과 뉴캐슬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에는 침묵한 라스무스 회이룬(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회이룬은 7,500만 유로(약 1,046억 원)라는 거액의 이적료에 여름 이적 시장 아탈란타를 떠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다. 중앙 공격수가 부족한 맨유에는 단비와 같은 영입이었다. 맨유는 라이벌 맨시티의 골 넣는 기계 옐링 홀란드에 빗대 ‘제2의 홀란드’로 포장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입단 초기에는 허리 부상으로 프리 시즌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몸만 열심히 만들었다. 시즌이 개막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한 수 아래인 울버해먼과 노팅엄 포레스트에 이겼지만, 빅6 중 하나인 토트넘 홋스퍼에는 0-2로 완패했다. 비슷한 전력의 팀에 결정력을 보이지 못한 것은 치명타였다.
4라운드 아스널전에서야 회이룬은 교체 출전으로 기회를 얻었지만, 역시 효과는 없었다. 아스널에 1-3으로 패하며 여전히 불완전한 전력으로 시즌을 이어감을 걱정했다.
회이룬 탓을 하기에는 맨유의 포지션 구성 자체가 엉성했다. 중앙 수비수는 라파엘 바란-리산드로 마르티네스 체제가 굳건했지만, 이들이 돌아가며 부상을 당하는 순간부터 뼈대가 흔들렸다. 전방의 공격진도 마커스 래시포드로는 한계가 있었다.
브라이턴 호브 알비언과의 5라운드 홈경기도 1-3으로 완패하면서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선발로 나선 회이룬에게 볼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몸값을 제대로 하겠는가라는 걱정만 쏟아졌다.
그나마 바로 이어진 뮌헨과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골을 기록하며 희망을 봤다. 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라는 탄탄한 라인을 대상으로 넣은 골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기에도 충분했다. 0-2에서 1-2로 추격하는 골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기대감이 이어졌지만, 프리미어리그와 리그컵에서의 골 침묵은 계속됐다. 번리,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도 골이 없자 속도가 빠르고 몸싸움도 치열한 프리미어리그 적응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었다.
갈라타사라이와의 UCL 홈 2차전에서 다시 두 골을 넣은 회이룬이다. 비디오 판독(VAR)에 의한 오프사이드로 취소된 골까지 생각하면 긍정과 부정이 교차했다. 2-3으로 패해 회이룬의 골 가치는 흐려졌다.
그래도 경기 경험이 쌓이면서 차차 나아지리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브렌트포드를 상대로 다시 침묵했고 꼴찌 셰필드 유나이티드 골망도 뚫지 못했다. 맨시티와의 더비나 가장 최근인 지난 4일 풀럼과의 11라운드도 마찬가지였다.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극장골로 1-0으로 이기지 못했지만, 중간 교체된 회이룬의 결정력만 지적당할 태세였다.
리그 침묵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대중지 ‘익스프레스’는 ‘회이룬의 초반 부진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맨유의 체계 문제로 인한 것이다’라며 팀 전체적인 부분이 회이룬에게도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도 어수선한 맨유다. 제이든 산초는 에릭 헨 하흐 감독에게 항명, 1군 훈련에 제외됐다. 양측은 여전히 평행선을 걷고 있다. 돈 낭비를 했다는 지적이 쏟아졌고 이는 회이룬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풀럼전 교체 직후 벤치에서 괴성을 질렀다’라며 자신의 침묵에 답답함을 호소했다는 회이룬이다.
UCL과 다른 리그 모습은 회이룬을 두고 맨유행이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덴마크 매체 ‘스필스페르텐’은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폴 파커의 발언을 인용해 “정말 열심히 하는 공격수다. 경기 중 공을 잡는 방식, 득점을 만드는 방식을 보면 숙련된 공격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충분히 재능이 있음을 전했다.
흥미롭게도 회이룬은 9일 친정인 코펜하겐과 UCL 원정 4차전을 갖는다. UCL에서 감각을 살려 프리미어리그로 와서 보여줘야 하는 부담을 안고 싸우게 된다. 무엇이 문제인지는 스스로 잘 살펴야 하지만, 텐 하흐 감독을 비롯해 주변에서 도와야 하는 고민도 있다. 텐 하흐를 향한 맨유 팬심은 점점 식어가고 있어 회이룬이 터져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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