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매수 사이드카’ 이어 ‘매도 사이드카’ 발동…올해 두 번째
코스피지수도 2%대 급락하며 2430선으로 후퇴
‘이차전지주’ 숏커버링 수급 일부 소화…차익 실현에 지수 급락
양방향 전략 막힌 외인, 영향력 점차 감소…일부 종목 수급 공백 심화 가능성도
“이틀새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이다.”(이차전지주 종목토론방)
공매도 전면금지 시행 후 급등했던 주식시장이 하루 만에 폭락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치고 있다. 국내 증시는 단기 차익실현 물량과 추격 매수세 등 공매도 금지가 만들어낸 수급 테마에 영향을 받으며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7일 코스닥 시장에는 이틀 연속 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오전 11시 48분 코스닥150선물가격과 코스닥150지수가 각각 6.46%, 3.08% 하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전날 코스닥 급등으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지 하루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이다. 사이드카 발동은 올해 두 번째다. 전날 5.66% 상승했던 코스피지수도 이날 2.85% 급락하며 다시 2430선으로 후퇴했다.
시장 변동성 중심에는 이차전지가 있다. 공매도 물량이 많이 쌓였던 이차전지주들이 오르면 지수가 덩달아 오르고, 떨어지면 지수도 곤두박질치는 ‘쏠림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9.52% 하락했고, POSCO홀딩스는 11.49% 급락했다. 이들 종목은 전날 각각 22.76%, 19.18% 올랐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던 포스코퓨처엠도 10.87% 주가가 내려갔다. 코스닥시장에서 전날 상한가를 찍었던 에코프로비엠은 6.86% 하락했다.
시장은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빌려서 판 주식을 갚기 위해 사들이는 환매수)의 단기 ‘약발‘이 끝났다고 보고 있다. 전날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인 이차전지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숏커버링 물량이 대거 들어오며 증시를 끌어 올렸지만, 숏커버링 수급이 일정 부분 소화되고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면서 다시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7115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4834억 원 순매수했지만, 이날 2612억 원, 2785억 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첫날 이차전지 대장주 뿐만 아니라 여타 이차전지주들까지 동반 급등했지만, 그 여파로 해당 업종에서는 상당부분 숏커버링 모멘텀이 소진 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숏커버링 효과가 끝났는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개별 종목 및 업종에 대한 공매도 잔고 데이터를 체크하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공매도 잔고 변동을 파악하는 데 3일 정도의 시차가 필요하다. 숏커버링 수요에 단기적으로 외국인 수급이 유입되지만, 양방향 전략이 막혀있어 외국인의 시장 영향력이 점진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개인투자자의 수급이 이차전지를 비롯한 소수 종목군에 집중되면 다른 종목군에서 수급 공백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이벤트 통과 이후 시장의 이목은 펀더멘털 개선과 밸류에이션 메리트에 주목하게 될 것”이라며 “시장의 투자심리와 수급도 이를 기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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