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보수의 심장 대구를 방문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깜짝 회동했다. 지난달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 계기로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만난 지 약 2주 만으로, 이른바 ‘대통합’ 행보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칠성종합시장을 들러 상인들을 격려하고 오찬을 함께했다. 이어 오후 1시 55분쯤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약 1시간 10분가량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도운 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을 현관 계단 아래에서 맞이하고 사저 안으로 안내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기호에 맞춰 밀크티와 감과 배를 준비했고, 윤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도 현관에 진열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면서 수출진흥회 사례를 언급했다. 또 두 전현직 대통령은 정상외교 활동, 수소차 및 최근 관련 산업 동향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고, 환담을 마친 후 정원도 산책했다.
윤 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지난 4월 서문시장을 방문하고 약 7개월 만이다. 대구‧경북(TK) 방문은 지난달 27일 경북 안동 병산서원 방문 이후 열흘 만이다. 윤 대통령은 바르게살기운동 행사에서 “대구에 오니 힘이 난다”고 인사했다.
바르게살기운동은 한국자유총연맹, 새마을운동중앙회와 함께 국고 보조금 지원을 받는 이른바 ‘3대 관변단체’다. 윤 대통령은 “바르게살기운동이 가짜뉴스 추방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가짜뉴스 추방 운동이 우리의 인권과 민주 정치를 확고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역할을 기대했다.
칠성종합시장에서는 시장 상인들과 만나 “전통시장, 소상공인, 자영업자분들은 제가 각별히 챙기려고 한다”며 “정부가 건전 재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서민들을 위해 쓰는 것은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상인 여러분들이 혼자 고생한다는 생각이 안 들도록 따뜻한 정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같은 시간 호남을 찾았다. 대통령 부부가 영호남을 나눠 방문해 민심과 소통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김 여사는 전남 순천 아랫장 전통시장에서 수산물·건어물을 비롯한 지역 특산물과 제철 농산물 등을 구매하고 상인들을 격려했다.
김 여사는 ‘경기가 좋지 않아 사람들이 안온다’는 상인들의 하소연에 “그래서 제가 대신 왔습니다. 앞으로 많이 파실 수 있도록 제가 서울 가서 홍보 많이 하겠습니다”라고 응원했다. 노점에서 채소를 파는 어르신 옆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지나가는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도 적극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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