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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도 비상인데, 팔만 비트는 정부] “은행권 내년 순익, 10% 내려앉는다”…규제 초점, 여전히 ‘독과점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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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연체율 상승으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늘면서 향후 은행권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은행을 향한 정부의 ‘팔 비틀기’ 수위는 갈수록 높아져 은행권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은행업 특성상 과점 구조가 불가피한 데도 규제 초점이 ‘독과점 해소’에 맞춰져 있어 처방 방향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7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3년 금융 동향과 2024년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은행권 순익이 올해 순익 대비 9.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기간 급증한 대출 부실위험 증대 △만기연장·이자유예 종료 △부도 시 손실률(LGD) 상향 가능성 등으로 대손 충당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순익 감소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대손충당금은 금융기관이 대출·채무에 따른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설정해 놓은 금액을 말한다. 이익을 떼 충당금을 쌓아두는 구조라 대손충당금이 많이 잡힐수록 수익성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권흥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신규로 연체된 대출 비율(신규 연체비율)이 상승하는 등 대손비용 증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내년 은행권 순익은 올해 전망치인 21조6000억원 대비 9.2% 감소한 19조6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은행권 연체율 상승과 부실채권 매각 등이 이어지면서 대손충당금이 증가해 3분기 5대 금융지주의 누적 순익(15조6496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5대 지주의 3분기 누적 충당금 규모는 8조6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61.6%(3조3194억원)나 증가했다.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 이에 따른 은행권 수익 감소 전망이 뚜렷한데도 정부는 올해 은행권 순익 규모를 근거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의 ‘은행 종노릇’ 발언과 금융당국의 ‘혁신 부족’ 지적에 이날 여당에서도 은행들이 돈 잔치와 이자 장사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지난해 은행권 당기순이익은 18조5000억원이었고 올 상반기만 해도 1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며 “중소기업과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 활동은 축소하면서 은행들은 300∼400% 성과급을 지급하고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원 넘는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은행권을 직격했다.

하지만 은행권은 올해 순익 증가는 글로벌 긴축 기조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 영향이 큰데도 정치권이 마치 은행들이 담합해 이자 장사에만 몰두한 것으로 몰아간다고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또 부실 대출 확대로 내년 이후 수익 감소 기조가 명확한데도 정치권이 올해 순익만 보고 이익 환원을 강조하는 것도 단기적 시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을 비판 대상으로 삼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마음을 달래려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독과점’ 지적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인허가 사업인 금융업 특성상 전 세계 모든 나라가 비슷한 과점 구조를 갖고 있는데 이를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문제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의 과도한 수익이 문제라면 차라리 예대마진 규제 등 더 직접적이고 디테일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은행 수는 선진국 대비 많은 수준”이라며 “은행 수를 늘린다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단견”이라고 비판했다.

CP-2023-0070@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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