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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국감, 尹정부 재정기조·R&D 예산 감축 전방위 충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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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김병주, 美 도청 의혹 질의 중 “여기에 간첩 있다”…與 “모욕적”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여야는 7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과 건전 재정 기조,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답변하는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
답변하는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1.7 hama@yna.co.kr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은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에서 국민 절반 이상이 부정적인데 이 여론이 국민들께서 ‘국정을 쇄신하라’, ‘이념 정치를 그만해라’ 이런 요구로 들리지 않나”라며 “1년 반 동안 인사 파탄, 외교 파탄, 민생 파탄, 재정 파탄이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홍익표 의원은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를 비판하며 “세수 확보를 하고 지출 구조조정을 해야 재정 건전성이 좋아지는데, 과거 감세 방식을 그대로 하니까 긴축이 경제 침체를 부르고 재정 건전성은 악화하는 악순환에 빠진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일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를 비판하면서 확장재정으로 성장률 3%를 회복할 수 있다고 외쳤는데, 새삼 이 대표가 대선 후보 토론에서 우리가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던 ‘기축통화 호소인’ 사건이 떠오른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임 문재인 정부를 겨냥, “망하는 나라의 3종 세트는 ‘공무원 정원 확대, 복지 확대, 통계 조작”이라고 지적한 뒤 “이런 3종 세트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게 윤석열 정부의 숙제”라고 말했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사실 돈을 풀어서 국민들에게 나눠주고 일자리도 재정을 풀어서 만들고 하면 얼마나 좋겠나. 선거에도 도움이 되고”라며 “그런데 지금 우리가 이렇게 돈을 풀면 이 돈은 MZ세대가 다 갚아야 한다. MZ세대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빚 관리는 해야 한다”고 했다.

여야는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R&D 예산을 대거 삭감한 것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R&D 예산 삭감으로 비정규직 연구원과 학생 연구원들이 대거 연구가 중단되거나 과외를 알아보는 상황이다. 아무것(기준)도 없이 30%, 40% 자르고 일괄적으로 20% 자르고 하고 있다. 졸속 삭감”이라며 R&D 예산 원상회복을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R&D 예산이 2019년부터 3년간 20조원에서 30조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각종 폐해가 나왔기 때문에 예산 낭비적 요소들을 과감하게 구조 개혁하려는 것”이라며 “대통령실도 R&D 혁신에 대한 걸 국민들에게 정확히 잘 말씀드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자녀 학교폭력 및 외압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김승희 전 의전비서관 사례를 비롯해 대통령실의 인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윤영덕 의원은 김 전 비서관과 관련, “비위와 관련해 조사·수사 중일 때 퇴직을 허용하지 않게 돼 있는데 사직 처리한 이유가 뭔가”라고 따졌다.

이에 김대기 비서실장은 “거의 구두로 다 확인을 받고, 대통령이 순방에 가시기 때문에 전날까지 처리해야 해서 (면직 재가를) 했다”고 답했다.

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1년이 지났는데 윤석열 정부의 인사 참사가 지속되고 있다. 장관이나 방통위원장으로 추천된 후보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냐는 것”이라며 김행 전 여가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해 “범죄자 수준의 후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채상병 사망 사건’을 두고도 민주당이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하면서 여야 간 공방이 오갔다.

한편, 이날 국감 초반에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대통령실 참모 중에 간첩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해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김 의원은 미국 정보기관의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주한미국 대사와 주한미군 사령관에 대한 경찰의 불송치 결정문을 언급하면서 ‘간첩’ 발언을 했다.

그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서를 보면 대통령실은 미국의 도·감청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이것은 시긴트(최첨단 장비를 통한 첩보활동)가 아니라 휴민트(사람에 의한 첩보 활동)에 의해서 된 것이라고 한다”며 “사실 도청이 아니라 사람에 의해 흘러갔다면 더 큰 문제다. 간첩 색출 작전을 해야 할 것 같다. 여기 앉아 계시는 분 중에 간첩이 있다”고 했다.

이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실에서 경찰에 입장을 제출한 게 없다”면서 “여기 앉아있는 사람 중에 간첩이 있다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심각한 표현으로 선을 넘지 않았나”(김성원 의원), “간첩은 모욕적 발언으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전주혜 의원)고 항의했다.

김 의원은 오후 회의록 발언 정정을 요청하며 “제가 오전에 ‘여기 앉아 있는 분 중에 간첩이 있다’고 했는데, 이는 용산 대통령실 전체를 지칭한 것임을 밝힌다”고 했다. 또 “휴민트에 의한 기밀 누설은 본 의원 생각이나 주장이 아니라 경찰 수사 기록에 적시된 것을 전달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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