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금통위)들이 지난달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도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 자리에서는 대다수 위원들이 물가와 가계부채 리스크 등을 언급하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은 가운데 한 위원이 처음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7일 한은이 공개한 10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지난달 19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국내 경제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로 인해 성장에 대한 하방 리스크 및 물가에 대한 상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성장 및 물가에 대한 향후 추이를 관찰하면서 추가 긴축 또는 완화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당시 금통위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3.5%)에서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다.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은 이번이 6번째다.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21년 8월(0.5→0.75%)부터 본격화된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금리 인하가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대다수 위원들은 여전히 추가 긴축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다른 위원은 “주요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로 고금리 추세가 상당 기간 지속되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면서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전개양상과 국제유가 및 근원물가 흐름, 환율 추이, 가계부채 동향,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등을 살피면서 다음 회의 시에 추가 인상 여부를 포함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위원 역시 “국내 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제유가 상승과 기상 여건 악화의 영향 등으로 지난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상방 리스크가 다소 큰 상황인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외 경제 상황의 전개와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를 관찰하면서 추후 인상 필요성을 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의견을 냈다. 여타 위원들도 물가 상방 리스크와 금융불균형 누증 등을 거론하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