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7일(현지시간) 미국 국채금리 하락에 일제히 상승 마감하며 반등 흐름을 연장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2년 내 최장 상승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6.74포인트(0.17%) 오른 3만4152.60에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2.40포인트(0.28%) 상승한 4378.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21.08포인트(0.9%) 오른 1만3639.86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S&P500지수는 7거래일 연속 올라 2021년 11월 이후 2년여 만에 최장기간 상승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지수도 7거래일 연속 상승해 7월 이후 최장 상승 행진을 경신했다.
투자자들은 8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의 공개 발언을 대기하며 금리 향방을 점치는 가운데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가 연출됐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1.12%)와 애플(1.45%), 아마존(2.13%)이 1~2%대 상승 마감했고, AMD(1.52%)와 브로드컴(1.93%), 인텔(2.16%) 등 2%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기업 데이터도그는 강한 분기 실적 전망에 28.47% 상승했고, 우버는 시장 기대에 못 미친 3분기 실적에도 3.70% 상승 마감했다.
반면 미국 에너지 기업 쉐브론(-1.76%)과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0.08%), 미 최대 건설기계업체 캐터필라(-1.14%) 등 블루칩 주요 종목들은 하락했다.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0.89% 내린 4.572%를 가리켰고, 30년물은 0.94% 하락한 4.738%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은 0.21% 내린 4.919%를 기록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모나 마하잔 수석 애널리스트는 “국채금리 하락에 따라 성장주들이 더 큰 반등을 보이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안정화 조짐을 보이는 것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불식시키며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고 해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랠리가 연말을 지나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HSBC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 정책을 전환하고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면 글로벌 증시는 내년에도 두 자릿수 상승세를 펼칠 준비가 돼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전문기관 CFRA의 샘 스토볼 최고투자전략가는 “지난 30년간 미 증시 흐름을 보면 금리 인상기가 종료된 직후 9개월간 S&P 500 지수는 평균 13% 상승했다”며 추가 상승을 점쳤다.
UBS의 미주 지역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솔리타 마르첼리는 “최근 증시 움직임은 투자자들의 비관론이 과도했다는 우리의 견해와 일치한다”며 “향후 6~12개월 동안 주요 주가 지수들이 플러스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11월 랠리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울프 리서치의 롭 긴스버그 애널리스트는 “미 증시는 지난 7월 고점 이후 1개월 단위로 고점과 저점을 반복하는 흐름을 보여왔다”며 “이번 랠리가 이달 달 초반에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시티인덱스의 파와드 라자크자다는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증시 랠리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시장이 ‘우려의 벽’을 계속 오를지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중국 수출 감소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에 4% 이상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3.45달러(4.27%) 하락한 77.37달러에 마감했다. 유가의 이날 하락률은 지난달 4일 이후 최대로, 이날 종가는 7월 21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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