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중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국 기업 대표들과 만찬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 자리를 통해 중국 투자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진정시키는 한편, 협력과 동반성장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 주석과의 만찬에는 미국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수백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행사가 오는 15일 개최될 예정이며,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와 미·중 비즈니스 협의회가 배포한 초대장에는 해당 만찬의 참가비가 2000달러(약 261만원)라고 안내돼있었다고 전했다.
초대장에는 이날 행사에 한 연사가 주요 연설을 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었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적혀있지 않았다고 SCMP는 설명했다. 행사는 아시아소사이어티와 외교협회, 미국 상공회의소가 공동후원회 개최된다. 주최 측은 수요가 높은 상황이니 참석 여부를 신속하게 응답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이달 14~16일에는 대런 우즈 엑손모빌 회장, 앨버트 불라 화이자 회장, 사티아 나 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이 참석하는 CEO 서밋이 개최된다.
외신들은 시 주석이 미국 기업 대표단과의 만찬을 비롯해 이번 방미 일정 중 대중(對中) 투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에 주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양국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정찰 풍선 이슈, 반간첩법 및 주요국 직원에 대한 구금과 조사 등 문제로 서방 기업들은 중국 내에서의 사업을 크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SCMP는 “시 주석의 최우선 과제는 중국에서의 사업에 대해 점점 긴장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진정시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말 워싱턴 DC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이달 11~17일에서 개최하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열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현재는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미·중 양국 정상은 지난해 발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 이후 1년 만에 만나게 되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중 모두 혼란을 완화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선거를 준비하며 안정을 추구하고 있고, 중국은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더 많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중국은 시 주석의 미국 방문 여부를 아직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미국에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재무장관 회담 등 고위급 접촉을 지속하며 교류를 늘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리상푸 전 국방장관이 축출된 이후 해당 직위가 공석임에도 불구하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달 방중할 예정이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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