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미국을 국빈방문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주최한 만찬에서 블링컨 장관과 건배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긴박하게 움직이는 동북아 안보 질서와 국제정세의 한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8일 방한한다. 블링컨 장관은 1박2일 방한 기간 윤석열 대통령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박진 외교부 장관 등과 만나 북러 군사협력 대응,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등 국제 정세, 공급망 문제 등 폭넓은 현안을 논의한다.
블링컨 장관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후 이날 서울에 도착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방한이며, 국무장관 취임 후에는 2년 반 만에 방한이다.
블링컨 장관은 윤 대통령 예방을 비롯해 9일 예정된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미간 폭넓은 분야에서 긴밀한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가장 우선순위로 꼽히는 의제는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한미 양국의 공동 대응 방안이다. 국제사회가 북러간 군사협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가운데 북한이 예고한 소위 위성발사체 3차 발사를 앞두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북한이 핵 개발 고도화를 해나갈 뿐 아니라 “금명간에 군사정찰 위성까지 발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북러 군사협력의 안보 영향에 대한 대응을 주요 논의 의제로 언급했다.
한미 양국은 북러간 군사협력에 대해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내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만큼, 블링컨 장관은 중국을 견인하기 위한 한미간 공조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미중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가운데 한반도 문제와 북러간 무기거래도 의제로 꼽힌다. 미중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최근 미중간 전방위 소통 채널이 가동되는 가운데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미중 대북특별대표 화상 회담도 개최됐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대중국 외교 노선 차원에서도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각자의 ‘레드라인’을 확인하면서 관계가 전환됐던 만큼, 이번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미칠 파장에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는 한국의 대중국 외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중국과의 고위급 소통에 이어 부산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예정된 것도 이번 블링컨 장관 방한에서 주요 관심 의제로 꼽힌다. 내년 초를 목표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일자, 의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이달 하순 부산에서 개최된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과 하마스와의 무력 충돌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한미 양국간 심도 있게 논의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중동 순방을 계기로 ‘두 국가 해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인도적 상황 악화를 막고 역내 안정과 평화 회복을 위한 대한민국의 역할과 기여 의지를 밝혔었다. 블링컨 장관은 방한 기간 국내 기업을 방문하는 일정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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