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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은 압박 ‘비윤’은 끌어안기…인요한 광폭 행보에 불편한 지도부 [이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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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7일 오후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 종로구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로 들어서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친윤 지도부 등 주류를 향해 ‘정치적 결단’을 촉구하는 동시에 비윤 인사와 접점을 늘리고 있다. 당 내에선 ‘이슈메이커’로서 혁신위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지도부에선 대표 거취까지 흔든 혁신위에 불편한 기색이 감지된다. 즉각 실현된 1호 혁신안(징계 취소)과 달리 ‘희생’을 주제로 한 2호 혁신안의 최종 의결도 불투명해졌다.

인 위원장은 8일 오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친윤 지도부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 중진 의원들을 향한 압박을 이어갔다. 그는 “김기현 대표뿐만 아니라 제가 여러 분들을, 심한 표현이지만 본류에 있는 분 여러 군데를 지적했는데 시간을 좀 주자”면서도 “혁신위가 한 달 반정도 남았는데, 한 달 안에는 다 방향을 잡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친윤 인사들과 전화통화에서 결단을 설득한 사실을 밝혔던 그는 이날도 “어제는 충청권 국회의원하고 통화했다”며 “다 안다, 갈 길을. 이제 결단을 내려서 가면 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지난 3일 혁신위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의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2호 혁신안에 정식 채택되지 않은 ‘정치적 권고’라고 선을 그었지만, 화살은 곧장 김 대표를 향했다. 김 대표가 “국회의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큰 영광은 다 이뤘다”고 말한 사실이 직전 수석대변인인 유상범 의원을 통해 알려지면서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김 대표는 명시적 답변 없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당장 지도부에선 “혁신위가 선을 넘었다”는 불쾌한 반응이 나온다. 지도부 관계자는 “대표의 거취는 개인의 결심을 넘어 당 전체의 총선 전략과 맞물려 있다”며 “벌써 거론될 문제가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어떤 결정을 하실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주변에서 자꾸 추측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진화에 나섰다.

정치적 권고와 함께 묶인 2호 안건의 9일 최고위원회의 의결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지도부가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전 대표, 김재원 전 최고위원 등에 대한 징계 취소를 담은 1호 안건을 즉각 수용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 당 관계자는 “당 주류와 중진을 겨냥한 혁신위 의견을 수용하면 지도부가 신임을 잃을 수 있다”며 “줄다리기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6일 최고위 직전 열린 비공개 사전회의에서는 ‘혁신위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2호 혁신안에 담긴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국회의원 세비 감축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 등이 내부 갈등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혁신위 이야기를 하나씩 받아버리면 이 당에 설 자리가 없다고 여긴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는 명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인 위원장은 유승민 전 의원, 이 전 대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에 이어 이날 대구에서 홍 시장과 마주앉았다. 이 전 대표와의 만남도 재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다음에 만날 때는 조금 더 예의를 갖추고 가는 것이 맞지 않겠나”라며 “사전에 그분이 예측할 수 있는 만남을 하는 것이 가능하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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