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김포의 서울 편입, 공매도 전면 금지 등 정책 이슈에서 국민의힘에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과반의석을 활용한 쟁점 법안처리 ‘초강수’를 둘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등에 대한 탄핵 카드를 적극 검토하는 한편, 수차례 예고해 온 ‘쌍특검’과 국정조사를 동시에 꺼내 국면 전환을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당내에서는 역풍 우려도 크다. 총선을 앞둔 거대 야당의 독주 프레임을 경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9일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나선다. 본회의 부의 후 수차례 상정이 지연됐지만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상정을 결단한 상황으로 전해진다.
앞서 민주당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 요구(직회부) 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법사위에서 60일 간 이유없이 심사되지 않을 경우 소관 상임위 재적위원 5분의3 이상 찬성으로 본회의 직회부가 가능하다. 국민의힘은 최장 5일간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를 계획하고 있어 여야 간 충돌이 전망된다.
민주당은 같은날 본회의에 국정조사 요구서도 제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해병대 고(故) 채상병 사망사건 및 은폐 의혹, 윤석열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 의혹,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3가지 현안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각각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회의에서 “국정조사는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 국회가 쓸 수 있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보고된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 감사원 불법 정치감사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도 신속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동관 위원장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도 검토 중이다.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 채택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단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한 율사출신 의원은 통화에서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방통위원장은 국무위원이 아니기에 해임건의가 불가능하고 대신 방통위법 상에 규정된 탄핵으로 바로 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방송문화진흥회 김기중 이사 해임안을 밀어붙였지만 법원에서 효력정지 가처분이 인정된 배경 등으로 탄핵소추 요건을 일정 부분 갖췄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태워진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등에 대한 이른바 ‘쌍특검’도 이달 강행처리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10월24일부로 두 법안은 국회 본회의에 부의 간주가 돼 있는 상태”라며 “이제 60일 내에 처리하도록 법에 강제가 되어 있는데, 굳이 그 기간을 꽉 채워서 통과시킬 필요는 없다.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선 이 같은 쟁점 법안에 대한 강행처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68석의 과반 의석을 적극 활용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가 명약관화한 상황에서 밀어붙이는 모양새가 총선을 5개월여 앞둔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에서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다수의석을 가지고 계속 ‘근육질 자랑’하는 것에 대해선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한동훈 장관에 대한 탄핵을 감행한다면 오히려 그의 체급을 키워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