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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급락했던 환율, 다시 1300원대…관망세 돌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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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 조치 약발로 단기 급락했던 원·달러 환율이 8일 미국 국채 금리 하락에 소폭 내리면서 1300원대 초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벤트를 소화하면서 급락했던 환율은 전날 4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지만 이날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며 향후 방향성을 타진하고 있다. 향후 원·달러 환율은 오는 14일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한국이 미국의 환율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된 소식이 원화 일부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차츰 과대 낙폭을 회복한 뒤 연말께 1360~1370원까지 눈높이를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43분 현재 전날보다 2.5원 내린 1305.4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9원 내린 1306.0원에 개장한 뒤 1300원대 초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간밤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뉴욕 증시가 상승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난 영향이다.

이날 한국이 2016년 4월 이후 7년여만에 미국의 환율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된 것도 원화 일부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환율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되면 원화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신뢰는 높이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러면 아무래도 원화 가치가 강화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관찰대상국 지정 해제는 미국 재무부의 공식적인 감시 대상에서 빠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외환시장 부담이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한국이 그동안 원화를 인위적으로 절상시킨 것은 아닌 만큼 미국의 환율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된 것 자체만으로는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한국 외환당국은 최근 환율 방어를 위해 일부 시장 개입을 하긴 했지만 이는 원·달러 환율이 너무 올라가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춰 수출을 끌어올리려는 환율조작국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환율관찰대상국 제외는 환율에 긍정적인 재료이긴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원화를 인위적으로 절상시킨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며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하락 출발하며 원화가 일부 강세를 보인 것에 대해선 “환율관찰대상국 제외 소식도 일부 영향을 줬을 수 있지만 어제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한 영향이 더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1300원서 등락 흐름…中 경기회복 변수=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1300원 전후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방향성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에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나고 정부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와 더불어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에 나서면서 최근 환율 급락으로 이어졌다”면서 “다만 단기간 원·달러 환율 하락이 과도했기 때문에 추세적인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내 경제 펀더멘탈이 원화 강세를 지지할 정도의 강한 모멘텀이 확인이 안 되기 때문에 향후 환율은 1300원 전후에서 등락하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인 하락세로 전환하기엔 아직 섣부르다고 판단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11월 FOMC의 연이은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됐을 것이란 인식이 확산하고 있지만 이는 과도한 낙관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있지만 아직 인플레이션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고 경고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6일(현지시간) “지난 3개월간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희망적인 지표들이 나왔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인플레이션이라는 지니를 다시 병 속에 넣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지표가 제공돼야 한다”고 우려했다. 만약 오는 14일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돈다면 추가 긴축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는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을 일시에 끌어내렸던 공매도 금지 조치의 약발이 지속적이지 않다는 점도 향후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메리츠증권 박수연 연구원은 “정부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환율을 끌어내렸지만 이는 일시적인 요인일 수 있다”면서 “매크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고, 지정학적 분쟁 전개 양상을 속단하기 이른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약달러 추세의 시작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공매도 금지 조치가 되레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환율을 끌어올리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며칠 사이 환율 낙폭이 과대했기 때문에 되돌림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공매도는 일시적인 이벤트였을 뿐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지표가 최악의 상황을 면하고 있지만 부동산 위기 등 우려가 여전해 원화 강세를 이끌 만큼 힘이 강하지 않다”면서 “내년 1월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데 후보 등록일인 20일을 전후로 시장에 임팩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전날 1290원대 후반을 저점으로 연말께 환율이 1360~137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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