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불리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앞서 고평가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뒤 수요예측 결과 흥행에서 참패, 공모가가 희망밴드 최하단으로 결정된 상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상장을 앞두고 이날부터 오는 9일까지 이틀간 공모주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앞서 공모가는 지난달 30일~11월 3일 5일간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통해 희망밴드(3만6200원~4만4000원)에서 최하단인 3만6200원으로 확정됐다. 국내외 1141개 기관이 참여해 총 1조925만8000주를 신청했고, 경쟁률은 17.2대1을 기록했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2조500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수요예측에서 시장에 호흥을 얻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차전지에 대한 투심 악화 때문이다. 실제 모회사인 에코프로를 비롯 2차전지주 주가가 최근 3개월 새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에코프로머티는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국내 기업 중 중국 CNGR(비상장)·포스코퓨처엠·엘앤에프·코스모신소재 등 4개 기업을 유사 기업으로 설정했는데 이들 기업의 주가도 증권 신고서에 제시된 기준 주가보다 크게 하락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번 일반 청약을 마친 뒤 오는 1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공동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국민연금 등 일부 대형 기관들도 공모밴드 하단 이하 가격을 제시했다가 최종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성장성이 뚜렷한 기업이기에 청약에는 흥행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한 2차전지 전구체 생산 업체지만…고평가 논란 지속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성장성 높은 2차 전지주라는 점과 함께 에코프로그룹 계열사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으나 고평가 됐다는 지적도 함께 받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차 전지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 업체다. 전구체는 양극재 이전 단계의 원료로 리튬이온배터리의 성능을 결정한다. 주력으로 생산하는 하이니켈 전구체는 자동차(EV)와 NON-IT(비정보) 기기에 탑재된다. 고순도 황산니켈과 코발트 등 2차 전지 원료와 차세대 전구체에 대한 개발도 수행한다.
뚜렷한 성장성도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에코프로머티의 매출액은 2020년 2166억, 2021년 3428억, 2022년 6652억원으로 최근 3년간 매출은 매년 50%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상장을 통해 전구체 수요 급증에 대응해 3·4공장을 건설해 올해 연간 생산능력 5만톤을 오는 2027년까지 21만톤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다만 고평가 됐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의리얼즈의 공모가는 오는 2025년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28.4배~34.6배 수준이다. 이는 글로벌 전구체 업체들의 2025년 예상 실적 기준 평균 PER 9.7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내세운 기업가치 기준인 설비투자의 감가상각비를 반영하지 않은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배수도 67.5배에 달한다. 전 세계 주요 배터리 셀 업종 EV/EBITDA가 7.3배인 점을 감안할 때 에코프로머티의 경우 과도하게 고평가됐다는 것이 증권업게 분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유망한 업종인 2차전지 소재주라는 점과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성장성 있는 기업이긴 하나, 에코프로그룹 계열사라는 점 때문에 현 상황에선 고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금지에 따른 2차전지주 호황도 한시적..IPO 호재 찾아보기 힘들어
이에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IPO 흥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에코프로머티 IPO 흥행의 바로미터가 되는 에코프로그룹주를 포함한 2차전지주가 최근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오후 2시 20분 기준 에코프로 주가는 전일대비 8만9000원(10.36%) 하락한 77만원, 에코프로비엠는 2만3000원(8.08%) 내린 26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공매도 금지 효과로 숏커버링(환매수)이 발생해 공매도 잔고액이 많은 2차전지주가 당분간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봤으나,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실제 지난 6일 공매도 금지 첫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종목이 상한가까지 치솟는 등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7일 하락세로 돌아섰고 이날까지 이틀 연속 내리막을 타고 있다.
또한 최근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는 점도 흥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전일 발표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매출 비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영업이익은 458억원으로 전년 동기(1414억원)대비 67.6%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의 4분기 실적도 전기차(EV) 수요 둔화와 양극재 판매단가 하락에 따라 저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최근 공매도 금지에 따른 2차전지주 상승 효과는 더이상 기대하기 힘들다”며 “결국 펀더멘털이 중요할텐데 고평가 지적을 받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남은 IPO 기간 중에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부분은 크게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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