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금융감독원과 자동차보험료 인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달 중 구체적인 인하 폭과 시기를 정할 계획이다.
이는 예년 자동차보험료 조정 시기보다 약 1~2개월 앞당겨진 일정이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최근 정부가 상생금융 확대를 주문하자 조정 시기를 앞당겨 보험료 인하를 발표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이라는 점, 올해 보험사 순익이 급증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적극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2000만명에 달하고 물가와도 직접 연결된 만큼 상생금융 측면에서도 보험료 인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3%다. 전년 동기(78.0%) 대비 비슷한 수준이다. 사업운영비 등을 고려했을 때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은 ‘손해율 80%’ 수준이라고 보험업권에서는 보고 있다.
또 올해 상반기 보험권이 거둔 순익은 생명보험업계 3조8159억원, 손해보험업계 5조3281억원 등 9조1440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상반기 순익(8조969억원)을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다. 이처럼 보험업권이 호실적을 거두면서 일각에서는 보험업권도 상생금융을 통해 사회에 이익을 일부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초 은행권이 상생금융안을 발표했을 때도 보험업권이 상대적으로 인색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이달 중으로 이른 시일 안에 보험료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바람을 보험업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은 내부적으로 보험료 인하 여력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익 규모를 고려했을 때 1.5~2% 수준에서 회사별 여력에 맞게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인하 폭이 결정되면 내년 1월 책임개시일부터 차례로 낮아진 자동차보험료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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