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교류 없이 외롭게 살던 7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성북구의 공공매입 빌라에서 혼자 살던 70대 남성이 숨진 지 약 열흘 만에 발견됐다고 경향신문이 8일 보도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8일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남성 A씨(73)가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 타살 혐의점은 없으며 사망한 지 열흘쯤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생전 기초생활수급자였다. 그는 주민센터의 1인 가구 모니터링 대상자이기도 했다. 주민센터는 요구르트 배달업체와 계약해 매달 A씨에게 요구르트를 배달해 왔다.
하지만 지난 2일 배달한 요구르트가 문 앞에 그대로 놓여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이웃 주민이 주민센터에 이를 알렸다. 주민센터 직원은 지난 7일 오전 11시 7분께 A씨의 자택을 방문해 “내부 인기척이 없다”라며 112에 신고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가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된 A씨를 발견했다.
이날 오전 A씨의 빌라 출입문 앞에는 노란색으로 출입금지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빌라 입구에는 LH 수선유지비 관련 안내문도 부착돼 있었다. 수도계량기 누수 위험을 알리는 통지서도 있었다. A씨의 우편함에는 지난 1일 발송된 도시가스 지로용지 한 장만 덩그러니 꽂혀 있었다.
A씨 집 앞의 요구르트를 보고 주민센터에 연락한 B씨는 “A씨는 주민들과 교류가 별로 없었다. 몸무게가 30~40kg밖에 안 될 정도로 마르고 핼쑥한 인상이라는 것만 기억에 남는다”라고 매체에 말했다.
인근 주민 C씨도 “이전부터 얼굴은 종종 봤는데 병원에 오래 있더니 얼굴이 많이 망가졌더라. 아프지 않을 때는 종로 쪽으로 놀러 다녔다고 들었다”라며 “동생 외에 가족이 따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동생과 연락을 자주 하고 지내지는 않은 것 같았다”라고 털어놨다.
A씨는 지난 2014년까지 건설 현장에서 일용노동자로 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노환 등으로 일을 하기 어려워지자 2014년 11월 기초생활수급자가 됐고 그때부터 매달 약 78만 원씩 받으며 생활을 유지해 왔다. 이후 그는 2019년 10월 LH 공공임대주택인 해당 빌라로 이사했다.
경찰은 A씨가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따로 부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주민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생전 간암 등 지병을 앓았다. 지난 2015년부터 간암이 발병해 올해 재발한 상황이었으며 평소 지병과 관련해 주민센터에서 매달 상담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는 A씨의 동생이 치를 예정이다.
최근 독거노인이 사망한 뒤 늦게 발견되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일에도 은평구의 임대 아파트에서 홀로 살던 70대 남성이 숨진 지 10여 일 만에 발견됐다.
보건복지부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독사로 숨진 사례는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3000건을 넘겼다. 고독사 발생률은 최근 5년 사이 40% 증가했다. 매년 100명 중 1명은 아무도 모르는 임종을 맞이한 셈이다.
특히 2017~2021년 국내 고독사 수는 2412명→3048명→2949명→3279명→3378명으로 점차 증가했다. 한 해 전체 사망자 30만~32만 명의 1% 수준이다. 고독사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5년 평균으로 4배 정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대는 50대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60대, 40대, 70대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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