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도 혐의로 수감됐다가 병원 치료 중 탈주한 김길수(46)가 집주인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은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7일 MBC 보도에 따르면 김길수는 수감 약 20일 전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주상복합 건물 오피스텔 집주인으로 전세임대계약을 맺었다. 수감 중에도 새 세입자가 이사 오는 날짜에 맞춰 잔금을 받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MBC와 인터뷰에 나선 세입 예정자 정 모 씨는 계약 당시 집주인 김길수와 직접 만나 계약서를 쓰고 약 2000만 원을 계약금으로 건넸다. 이후 김길수와 연락이 잘 안되기 시작했다는 그는 이달 3일 한 여성이 김길수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받아 “집주인이 수술을 받아 병원에 있어 전화를 못 받는 상태”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정 씨는 부동산 중개인의 연락을 받고서야 집주인이 도주 중인 김길수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공개수배 사진이랑 계약하러 왔을 때 얼굴 본 거랑 비슷하더라”며 “당장 집을, 짐을 빼야 되는 상황이고, (계약금은) 줘야 받는 상황이다. 이런 경험도 처음이고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공인중개사는 7일 KBS와 인터뷰에서 계약 당시 김길수가 마스크를 쓴 채 명품을 입고 등장했다며 “체납이 있으면 전세 계약을 못 하게 돼 있다. 그게 없고 깨끗했다”며 황당해했다.
경찰 수사 결과 김길수는 지난 7월에도 인천에서 부동산을 산 뒤 전세 계약금 500만 원을 받고 잠적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도주 63시간 만인 지난 6일 밤 체포된 김길수는 “우발적 도주였다. 계획하지 않았고 조력자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그의 사기 행각을 토대로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오는 10일은 새 세입자가 잔금 1억 5000만 원을 치르기로 했던 날이었던 만큼 경찰은 김길수가 이 돈을 받아 장기 도주를 하거나 변호사 선임 등에 쓰기 위해 계획적으로 탈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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