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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의 동반 둔화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이미 부진이 가시화한 유럽과 중국은 물론 최근까지 성장세가 가팔랐던 미국 경제도 고금리의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당장 내년 상반기부터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네 차례 이상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美, 경기 정점 지났다=미국은 경기가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 시간)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의 ‘GDP나우’에 따르면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1%로 3분기(4.9%)의 절반 이하로 꺾일 것으로 예상됐다. 소비와 수출 등 실적에 따라 잠재성장률(약 1.8%)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둔화 전망의 1차 원인은 고금리다. 연준은 앞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가계와 기업의 금융 및 신용 여건이 더욱 엄격해지면서 경제활동·고용·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실제로 10월 미국의 비농업 고용자 수는 15만 명 증가하는 데 그쳐 전월 증가분(29만 7000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미국 경제의 주춧돌인 소비도 분기점에 섰다. 이날 뉴욕연은은 3분기 미국의 신용카드 사용 잔액이 1조 800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소비가 활발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연체도 함께 늘었다는 점이다. 3분기 신규 연체율은 2.0%로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소비자 신용평가사 밴티지스코어의 수전 패히 부사장은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연체가 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이제 더 많은 빚이 쌓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은 긴축의 끝을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선물 시장은 내년 5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해 내년 말까지 100bp(1bp=0.01%포인트)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이 제시한 내년 금리 인하 폭(50bp)의 두 배다.
◇유로존, 금리 인하 빨라질 듯=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인 유로존에서는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빠를 수 있다. 현재 선물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4월 금리 인하를 시작해 12월까지 100bp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와 소비 둔화 때문이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지난달 2.9% 올라 2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낮았다. e베이의 제이미 이아논 최고경영자(CEO)는 “4분기 들어 소비자들의 구매가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고 특히 유럽에서 이런 도전이 있다”며 소비 둔화를 경고했다.
◇中, 디플레 우려 제기=중국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제기될 정도로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의 10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전월 대비 0.7포인트 하락한 49.5로 집계됐다. 이는 예상치(50.2)에 못 미친 것은 물론 한 달 만에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 아래로 다시 떨어진 것이다.
중국 소비자물가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돼지고기 가격도 폭락했다.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에 거래되는 생돼지 선물 가격은 지난달 초 대비 15% 내렸으며 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40% 이상 급락했다.
10일 발표될 예정인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월간 CPI는 7월 -0.3%를 기록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됐다. 8월 다시 0.1%로 돌아섰지만 9월 0%로 둔화한 데 이어 이달 컨센서스는 -0.1%로 모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관영 매체는 전 세계 불황에도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두드러진다고 자화자찬하는 모습이다. 8일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발표된 수입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돼 내수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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