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필리핀 고배당 태양광 사업 지분 전량 매각·인력구조조정 ‘특단의 자구안’
인재양성 요람 70㎡ 대지의 인재개발원 매각
한국전력이 고배당으로 수익성이 확보돼 있는 해외 에너지사업의 지분을 전략 매각하고 희망퇴직 등 인력구조조정도 단행한다. 한전 인재 양성의 산실인 서울에 있는 70만㎡ 규모의 인재개발원도 판다. 누적 적자 47조 원, 부채 201조 원을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다. 이에 대해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에너지담당)은 일정은 지연됐고 노조와의 협의는 미진했다며 이후 대책을 마련하게 되면 국민의 고통 분담을 더 신경써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한전은 8일 세종정부청사에서 백 브리핑을 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단의 자구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필리핀 칼라타간 지분 38%를 전량 매각한다. 이를 통해 500억 원 규모의 현금성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사업인 칼라타간 사업은 고배당 투자처로 한전 입장에선 아쉽지만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다. 한전KDN 지분도 20% 매각한다. 우선 한전KND을 국내 증시에 상장한 뒤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특히 한전 직원 양성의 요람인 한전 인재개발원도 매각한다. 한전을 인재개발원 매각을 통해 1조 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인재개발원은 서울 노원구 공릉2동에 있는 가치 높은 자산임에도 우수한 접근성 및 교육여건으로 한전과 국내외 전력산업계 교육요람으로 자리 잡고 있어 그동안 자구대책에서 제외됐었다”며 “벼랑 끝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절박한 심정으로 매각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력구조조정도 단행한다. 우선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희망퇴직금은 2직급 이상 임직원의 내년 임금인상 반납액과 추가 재원 등으로 마련한다. 올해 말까지 488명이 퇴직 및 정년퇴직으로 현원을 줄인다. 디지털 서비스 확대와 설비관리 자동화 등을 통해 2026년까지 700명 수준의 운영인력도 추가 감축한다.
아울러 원자력 발전 수출 추진 등을 위해 800명의 대규모 인력 소요가 예상되지만 인력증원 없이 본사와 사업소 조직 효율화를 통해 해결할 계획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국제 에너지가격 폭등으로 시작된 한전의 재무위기는 기업으로서 버티기 어려운 재무적 한계치에 도달했다”며 “조기 경영정상화, 국민부담 경감을 위해 5개년 재정건전화계획 등 기존의 자구대책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한편, 이번에 추가로 발표한 특단의 자구대책도 가용한 모든 역량을 쏟아 추진하여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이번 한전의 자구대책에 대해 “국민적 시각에서 보면 한전의 자구 노력이 자산 매각에 집중돼 있다보니 일정이 지연되는 측면 있고 노조와 협의는 미진한 측면이 있다”며 “(자구안을)전체 직원이 국민적 부담을 동참하는 차원에서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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