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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감축’ 문제로 갈등을 빚던 서울교통공사 노사의 최종 협상이 결국 결렬되면서 노조는 요금 인상 한 달 만에 시민 불편을 볼모로 파업에 돌입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일단 이틀 간의 경고성 파업이라고는 해도 노조는 인력감축 계획 완전 철회를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강행 입장을 고수하면서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8일 서울교통공사 연합교섭단과 사측의 임금단체협상이 최종 결렬된 가장 큰 이유는 인력감축 계획을 놓고 양측이 평행선을 달렸기 때문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으로 구성된 서울교통공사 연합교섭단은 인력감축 계획 완전 철회를 주장했지만 사측은 예정대로 이행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에도 하루 만에 끝나긴 했지만 파업의 가장 큰 원인이 인력 감축이었다. 이날도 노사는 오후 3시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재개했으나 약 2분 만에 정회했다. 이후 실무 교섭을 이어갔으나 본교섭은 채 열리지 못한 채 협상이 결렬됐다.
대규모 적자에 시달려온 서울교통공사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 공사의 누적 적자는 17조 6808억 원, 자본잠식률은 61.9%에 달한다. 사측은 이런 적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26년까지 전체 정원의 13.5%인 2212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올해 예정된 감원 인원은 지난해 유보된 126명을 포함한 383명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인력 2212명을 감축하는 경영 합리화 계획은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못 박았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행정안전부가 2021년 공사의 경영 혁신 계획 이행을 조건으로 공사채 발행 요청을 승인했기 때문에 계획대로 조직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사측의 경영혁신안이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무리한 인력 감축이 안전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며 감축안 철회를 요구했다. 노조는 서울시와 사측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촉구하는 의미로 10일 주간근무까지 이틀간 경고파업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인력감축 방안을 놓고 노사 간 입장차는 쉽게 좁혀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연합교섭단은 “공사는 인력감축, 안전업무 외주화 입장을 철회하지 않았고 정년퇴직 인력조차 채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며 인력감축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파업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파업 시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1~8호선 이용에 차질이 예상된다. 노사가 체결한 필수 유지 업무 협정에 따라 평일 운행률은 50~80% 수준을 유지하지만 공휴일 운행률은 1~8호선 모두 50%로 떨어진다. 다만 서울시는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해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은 필수 인력을 동원해 100% 운행하고 이 외 시간대에는 50~80%가량 탄력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경고 파업에 돌입하지만 사측의 변화된 입장이 있다면 파업 중에도 교섭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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